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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라이 35’로 담아낸 도쿄의 풍경

입력 : 2008-07-18 21:33:55 수정 : 2008-07-18 21: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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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영하 두번째 ‘여행자’ 시리즈 출간 소설가 김영하(40·사진)씨가 카메라 롤라이35와 도쿄를 소재로 삼은 두 번째 ‘여행자’ 시리즈(아트북스)를 출간했다.

이국을 배경으로 한 단편 소설과 직접 촬영한 사진, 에세이로 구성된 틀을 그대로 유지했다. 김씨는 특정 도시를 특정 카메라 기종으로만 촬영해 독특한 여행 앨범을 만든다. 전작에서는 독일 하이델베르크와 콘탁스G1이 궁합을 맞췄다.

권두에 자리한 단편 ‘마코토’는 한국 여성과 일본 남자의 로맨스를 그렸다. 20대 대학원생 지영은 “헤어진 남자와 웃으며 만나야” 하는 쿨한 태도가 괴롭다. 감정을 억누른 채 살아가던 지영에게 잘생긴 일본인 유학생 마코토가 나타난다. 마코토와 한집에 살기 위해 하숙을 감행하지만, 친구 현주가 선수를 친다.

소설이 끝나면, 롤라이35가 담은 도쿄 풍경이 펼쳐진다. 전철 안, 아사쿠사 스미다 강 유람선, 하라주쿠의 화려한 패션 등이 다채롭다. 책 뒤에 묶인 에세이 중 ‘롤라이35’가 흥미롭다. 롤라이35는 휴대하기 편하지만, 노출과 셔터 스피드를 일일이 맞춰야 하고 눈대중으로 거리를 짐작해서 찍어야 한다. 작가는 “이런 일련의 귀찮은 동작들은 우리 육체가 일찍이 기계에게 내주었던 기능을 우리 육체에 되돌려준다”면서 “롤라이35는 그 존재 자체로 사람들에게 어떤 위안을 준다”고 말한다.

수동 카메라 ‘롤라이35’로 효율과 속도 강박증에서 스스로 해방되는 김씨의 태도가 인상적이다.

심재천 기자 jay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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