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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여행 유혹하는 홍콩, 쇼핑 물결치는 밤의 천국

입력 : 2007-11-29 13:59:07 수정 : 2007-11-29 13:5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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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우롱반도 침사추이에서 바라본 빅토리아 하버의 야경.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마천루의 조명이 바다에 물들어 환상적인 모습을 자아낸다. 사진=홍콩관광청 제공

[SW뉴스①]마카오와 홍콩은 고속 페리로 1시간 15분 거리다. 페리는 15∼30분 간격으로 운항하기 때문에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따라서 3박4일 일정이면 두 도시를 돌아보는 데 충분하다. 한국에서의 직항편은 홍콩과 마카오 두 곳 모두에 있다. 목적지는 어느 도시에 주안점을 둘 것인가에 따라 달리 정하는 게 좋다. 홍콩의 경우 1일 17편의 항공기가 운영돼 원하는 대로 일정을 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마카오는 주 11회 운행되며 12월 20일부터 증편될 전망이다.  홍콩관광청(www.discoverhongkong.com), 마카오관광청(www.macao.or.kr).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1980년대 청춘의 심벌로 군림했던 프랑스 여배우 소피 마르소가 주연했던 영화의 제목이다. 이 제목과 제대로 어울리는 도시가 있다. 홍콩이다. ‘세계 최고의 야경’이라는 감탄사만으로는 홍콩의 밤을 다 표현할 수 없다. 스스로 밤도깨비가 되어 홍콩의 밤을 구석구석 탐험해 봐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최고의 야경 코스를 따라가 봤다.

 #오후 4시

 홍콩섬 최고의 번화가 소호(Soho)거리를 거닌다. 서울의 명동이나 종로 골목통 만큼 번잡하다. 비좁은 골목은 크고 작은 네온사인이 가득 채웠다. 어둠이 밀려오면서 화려한 간판들이 하나둘씩 빛을 발한다. 사람들이 밀물처럼 몰려왔다 사라지는 거리풍경을 보는 것만으로 재미가 있다.

 홍콩을 꿈꾸는 이들 가운데 ‘쇼핑’에 매료된 관광객이 많다. 홍콩은 할인 흉내만 내는 한국의 백화점과 다르다. 제대로 할인된 가격에 명품을 내놓는다. 특히, 크리스마스 전후에 진행하는 연말세일은 ‘지름신’을 부를 만큼 할인폭이 크다. 소호거리는 그런 유혹을 받으면 거니는 곳이다.

 #오후 7시

 지하철을 타고 쿠오롱반도 침사추이로 돌아간다. 목적지는 ‘영화의 거리’. 스타페리 선착장에서 인터콘티넨탈 호텔까지 이어진 해안가의 산책로에서 홍콩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만끽할 차례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Symphony of Lights) 그것이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오후 8시부터 시작된다. 국제금융센터(IFC)·파이낸스센터·AIG타워·삼성빌딩·포시즌스호텔 등 빅토리아 하버를 따라 펼쳐진 33개의 빌딩이 음악에 맞춰 외관의 조명을 밝히며 밤하늘을 수놓는다. 춤을 추듯이 이어지는 불빛의 행렬과 각 빌딩의 옥상에서 쏘는 서치라이트가 어울려 한폭의 그림이 된다. 춤을 추는 조명과 마천루숲, 그 조명이 물든 바다는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세계에서 가장 큰 상설 조명과 음악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12월부터는 ‘시즌스 그리팅‘(Season’s Greeting) 이벤트가 더해진다. 루돌프가 이끄는 썰매를 타고 달리는 산타와 연말연시를 축하하는 다양한 조명이 빌딩의 외벽을 장식한다.

 #오후 9시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끝나면 서둘러 빅토리아 피크로 향해야 한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홍콩의 야경이 진짜 백만불짜리다. 그러나 밤 10시부터 빌딩의 조명이 하나둘씩 꺼진다. 홍콩 정부가 지원하는 전기료는 여기까지다.

 홍콩섬의 마천루 사이를 돌아 굴곡이 심한 길을 빙빙 돌아가면 빅토리아 피크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홍콩의 야경은 침사추이에서 보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빅토리아 하버를 따라 늘어선 마천루는 마치 열기구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 같은 아찔함을 선사한다. 빌딩들은 형광색으로 빛나는 성냥갑을 빼곡하게 꽂아놓은 것처럼 보인다. 애인과 함께라면 진한 키스를 나누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 아름답다.  



 마천루의 조명이 꺼졌다고 홍콩의 밤이 저문 것은 아니다. 홍콩을 아는 이들은 이때부터 란 콰이펑으로 몰려든다. 홍콩섬 중심에 자리한 란 콰이펑은 서울 홍대앞이나 도쿄의 로뽄기 같은 곳이다. 홍콩의 젊은이와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어우러진다. 금요일 밤은 발디딜 틈이 없다. 특히,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경기라도 열리는 날이면 함성과 열기로 비좁은 골목이 후끈 달아오른다.

 란 콰이펑에서는 너와 내가 없다. 현지인은 물론 외국 관광객도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노천에 빼곡하게 차려놓은 테이블에 너나없이 등을 맞대고 앉아 이야기꽃을 피운다. 아시아 퓨전 요리를 안주 삼아 밤늦도록 맥주잔을 비운다. 홍콩의 밤은 그렇게 깊어진다.

홍콩=스포츠월드 글·사진 김산환 기자

#오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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