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 한승원(74·사진)씨가 새 장편소설 ‘겨울잠, 봄꿈’(비채)을 펴냈다. 칠순을 넘긴 나이에도 왕성히 활동하는 한씨는 기자들과 만나 전봉준(1855∼1895)을 소설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를 설명했다.
“전투에서 지고 관군에 붙잡혀 한양으로 압송돼 가면서 느낀 한 인간의 ‘절대고독’이 내 가슴을 아프게 했어요. 그 고독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힘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젊은 독자들이 전봉준 같은 인물을 알게 한다는 게 가장 큰 목표였어요.”
소설은 전봉준이 이끈 동학농민군이 결국 패배하고 믿었던 옛 부하와 백성들마저 그를 배신한 시점에서 출발한다. 심하게 얻어맞은 전봉준은 다리가 부러지고 몸이 뒤틀린 채 사형장으로 끌려간다. “나를 죽이되, 종로 네거리 한복판에서 참수하라.

한씨는 소설을 쓰며 젊은 독자를 강하게 의식했다. 일관되게 짧고 간결한 문체를 쓴 것도 그 때문이다. 인쇄매체보다 영상매체에 더 익숙한 10대 청소년과 20대 대학생의 눈길을 붙들기 위해서다.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 들 겁니다. 나는 한국 문단에서 가장 늘그막까지 소설을 쓰며 젊은이들과 소통한 작가로 기억되고 싶어요.”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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