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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도청당하고 있었나?…의혹설 '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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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6-01 19:07:48 수정 : 2013-12-23 19: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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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이충렬씨의 개인 블로그>

  '그림애호가로 가는 길'의 저자 이충렬씨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에 대한 도청 의혹을 제기해 관심을 끈다.

  이씨는 지난달 27일 개인 블로그 '내가 만난 그림, 내가 만난 세상'에 올린 글에서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5월 23일 컴퓨터 앞에 앉아 모든 신문의 웹사이트를 들락거리다 조선일보의 단독기사를 발견했다"며 "정보기관 고위 관계자의 입을 빌려 '노 전 대통령 산행 당시 권양숙 여사도 동행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내용의 기사였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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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일 권양숙 여사의 동행을 단독 보도한 조선일보의 기사>

  해당 기사는 이날 오전 9시 14분경 조선닷컴에 게재된 것으로, "비슷한 시간대에 수많은 기사가 올라왔지만 조선닷컴의 이 기사는 다른 곳과 다르게 권 여사의 동행을 특종으로 보도하고 있었다"고 이씨는 전했다.

  또 "노 전 대통령과 동행했던 경호관이 '나 이외 동행한 사람은 없다'고 최초 진술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도 해당 기사는 그대로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었다"며 권 여사의 동행을 확인해 준 정보원에 대한 조선일보의 신뢰와 확신을 드러내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오전 11시 25분 최종 수정 때까지 권 여사의 동행을 기정사실화했지만 결국 오보로 드러나자 이날 오후 늦게 삭제됐다.

  그는 "조선일보가 신뢰할만한 정보기관 고위관계자가 어떻게 이런 엄청난 실수를 한 것일까"라고 반문한 뒤 "이튿날 노 전 대통령이 새벽에 사저를 나서던 상황이 언론에 공개되자 도청 가능성을 의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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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당일 사저에서 권양숙 여사와 나눈 대화를 보도한 기사>

  24일 연합뉴스는 "노 전 대통령이 등산을 떠나기 전에 깨어 있던 권 여사가 '나도 같이 갈까요'라고 묻자 노 전 대통령은 '그럽시다'라고 대답했으나 권 여사가 준비하는 동안 먼저 나가 버렸다"고 전했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의 초등학교 후배인 이재우 진영농협조합장이 권 여사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한 것이다.

  해당 기사를 근거로 이씨는 "누군가 이 상황을 보지 않고 듣기만 했다면 두 분은 같이 산에 올라간 게 된다"고 도청 의혹을 제기했다. 즉 누군가 사저에서 이뤄진 노 전 대통령 부부의 대화 내용을 도청했고, 노 전 대통령이 권 여사의 제안을 허락한 발언만을 근거로 이들의 동행을 확신했다는 주장이다. 이것이 조선일보가 권 여사의 동행설을 단독으로 주장한 이유라는 것.

  그러나 이씨는 "이 같은 의혹 제기는 인터넷 상에 떠도는 음모론과는 분명히 다르다"며 "지나친 확대 해석은 오히려 의혹의 본질을 흐릴 염려가 있다"고 경계했다. 실제로 게재된 조선일보의 기사를 근거로 명확한 정황만을 밝혀달라는 부탁이다.

  이에 네티즌들도 '충분히 가능한 추리'라며 '타살설 등 터무니없는 음모론은 배제하고 도청 의혹만이라도 밝혀졌으면 한다', '국내 제일의 언론사가 포섭한 정부기관 관계자라면 정확한 근거 없이 이런 정보를 흘렸을 리가 없다', '도청이 사실이라면 권 여사의 동행을 확신했던 정부 관계자와 조선일보의 특종이 충분히 설명된다'고 공감했다. 또 '조선일보가 취재원 보호를 주장하고 나서면 어렵게 잡은 도청의혹 또한 묻힐 가능성이 높다'며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문화가 자리잡기 위해서도 꼭 진실을 규명했으면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이 또한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단순 오보일 가능성이 높다', '사저를 도청했다면 노 전 대통령이 집을 떠난 이후 권 여사의 집안 내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할 리 없다'는 반론 또한 거세다.         


[디시뉴스 권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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