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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시골총각의 ’공개구혼’과 ‘스와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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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6-24 15:30:46 수정 : 2009-06-24 15: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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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의식하지 않지만 적어도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자연스러운 모습
젊었을 때 독일에 와서 할아버지가 된 광부출신 교포 한 분이 한국의 아파트 생활을 시작하였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이상한 소문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한다. “독일에 살다가 이곳으로 이사 온 아저씨가 여자들만 보면 작업(?)을 거니 조심하라”는 뜻밖의 소문.

언제 어디서든 남녀노소도 구별이 없다. 모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마주치면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방긋, 인사를 나누고 자연스러운 듯 늘어지게 얘기를 나누는 것이야 이들에게는 이웃과 함께하는 하나의 일상이다. 그러니 독일의 습관에 젖어있던 그 아저씨가 한국의 이웃으로부터 애꿎은 소리를 들을 법도 하다. 요즘은 독일인의 9%에 가까울 만큼 이방인들이 많아졌다. 자기들끼리는 어떤지 모르지만, 규범을 잘 지키기로 소문난 이들에게 이방인들에 대한 피해의식 때문인지 예전같이 그렇지만은 않은 것이 또한 슬픈 현실이다.

속옷 차림의 광고모델이 된 메르켈 총리와 폰 데어 라이엔 가족부 장관을 비롯 남성 정치인들! 한국이라면 가능할까?
이처럼 때로는 독일인들의 일상적인 것에 대하여 본 그대로지만 동방예의지국의 사람들에게 구체적으로 얘기하다가는 저질로 인식되어 욕을 먹는 경우도 있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 길거리의 키스신이나 뜨거운 태양아래 벌거숭이 아낙들의 자연스런 모습쯤은 이제는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모습이 되었다. 총리가 경제를 살리겠다고 속옷차림의 광고모델이 되어 수도인 베를린 한복판에 붙었다. 언제까지나 낯설어 끔찍한(?) 모습들을 한 가지씩 보고 배우며 살아가야 할 것 같다. 텔레비전프로 또한 마찬가지다.

독일의 젊은이도 우리처럼 농촌의 생활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서일까? “Bauer sucht Frau(농부가 아내를 찾는다)”가 RTL.2 TV를 통해 방영된다. 일단은 살아본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사고를 가진 이들의 발상이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보기엔 어색하다. 농촌청년의 집에서 농부의 진짜 아내처럼 함께 일상적인 생활을 경험해 보는 프로다. 실제로 농촌의 환경에 적응도 해보고 힘든 농사일이랑 냄새나는 마구간의 뒤처리도 직접 경험하며 농촌총각과 마음도 맞추어 본다. 그리고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될 때는 함께 농사일을 했던 청년과 행복한 가정을 꾸미는 과정을 보여주는 프로다. 성공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마구간에서 집단으로 만든 테이블에 마주 앉아 포도주 한 잔을 나누며 아름다운 키스로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미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Frauen tausch”(아내 교환)!
RTL TV의 방송의 제목을 보고 우리는 어떤 상상을 하게 될까? 글쎄다!  제목만 보면 ‘스와핑’을 상상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것과는 아주 다르다. 미지의 삶을 직접 체험하기 위한 프로다. 상황과 환경이 다른 가정의 아내를 교환해서 공개적으로 살아보는 프로다. 자세히 얘기하자면 부엌이며 침실이며 모든 가제도구도 생활용품도 물론 아이들도 남편도 그대로 둔다. 아내만 바꾸어 살아본다. 전혀 새로운 환경과 바뀐 새로운 아내와 엄마가 되고 새로운 남편과 자식들이 되어 얼마 동안 살아본다. 때로는 새로운 가정에 적응하지 못해 싸움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새로운 가정에서의 새 남편(?)과 아이들과 잘 어울려 다정하고 너무 행복해 보일 때도 있다. TV를 통해서 보는 기분은 어떨까?

TV화면을 통해서 본 진행자 Britt와 앳되어 보이는 방청객들
오늘은 아이랑 SAT.1 TV의 ‘Britt’라는 토론프로를 함께 보았다. 프로의 내용인 즉. ‘Britt’씨가 진행을 하고 또래의 많은 참가자들이 주인공의 문제(?)에 대해 생각하며 때론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기도 하는 프로다. 한 여자를 사귀던 청년이 지난 방송에서 다른 여자에게 사랑을 고백해서 받아들여졌었다. 하지만 오늘은 원래 사귀던 여자가 지난 번 방송을 통해 이미 다른 여자의 남친이 되어버린 옛 애인을 찾기 위해 구애하는 방송이었다. 과연 ‘그는 두 여자 중 누구를 선택하느냐?’하는 프로였다.

그런데 오늘 그는 지난 번 방송에서 자신의 구애를 받아 주었던 여친을 선택하였다. 눈물을 흘리는 옛 여자를 뒤로하고 새 애인과 진하게 키스하는 모습으로 막을 내린 적어도 내게는 잔인한 프로였다. 한 방청객은 “나 같으면 얼굴도 그만하면 잘 생겼고 이미 다른 여자의 남자가 된 사람을 찾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방송내용도 그렇지만, 나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주인공이 15살이라는 것이었다. “주인공 청년”이라고 소개하였지만 어쩜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아이”라는 단어로 바꾸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울고 있는 옛 애인과 주인공들!(TV 화면)
이 방송의 내용들은 가상의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이다. 기존세대가 인정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어쩔 수 없어 방치하고 있는 것인지? 이런 모습들이 이들의 일상이 되었는지? 신종플루환자가 급속히 확산되듯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우리에게까지 들이닥치지 않으란 법은 없다. 신종플루도  확산되기 전에 막아야 하듯이 또 다른 무엇인가를 막는데 노력을 기우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달라도 너무 다른 일들이지만 저렇게도 자연스러울까? 그래! “따지지 말라” “비워라” 그리고 “받아 들여라” “그래야 편안하다”고 하셨던 어느 지인의 말을 오늘은 진리인양 되새겨 본다.

기차역뿐만 아니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야한 에이즈 예방 광고판!
독일이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민형석 독일통신원 sky8291@yahoo.co.kr 블로그 http://blog.daum.net/germany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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