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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타고 간 중국여행, 그 '불쾌한' 첫인상

입력 : 2008-08-08 19:14:31 수정 : 2008-08-08 19: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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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여행은 경험이 허다하나 배를 타고 외국을 가본 것은 일본에 이어 이제 두번째다. 인천 연안 부두 국제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 하니 여행객들이 꽤나 붐볐다. 그래도 베이징 올림픽 때문에 일단 보따리 장사들을 중단 시킨 터라 덜 붐비는거라고 누군가 귀띰을 한다.

비행기 떠나는 공항보다는 공간이 좁고 마치 시외버스 떠나는 터미널과 비슷하다는 느낌도 받았다.현지에서 주의할 것을 단단히 설명하는 리더를 따라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여행사 직원의 무례한 태도에 미국 시민이라 비자 받을 때부터 기분이 얹짢았던 나는 기분 좋은 출발은 아니었다.


 배를 따라오는 갈매기
가방을 끌고 계단을 올라 가서 커다란 여객선에 올라가 우리팀에 배정된 3층 방으로 함께 들어 갔다. 33명의 단체 여행인데 방이 두개로 나누어져 있다. 아랫층에  넓은 선실엔 시원한 매트 위에 여럿이 단체로 모여 즐겁게 이야기 하는 것을 볼 수 있었으나 우리팀은 두개로 나누어진 방에 많지도 않은 팀이 두팀으로 나누어져 영 기분이 그랬다.

어쨌거나 짐을 풀고 친구들과 갑판으로 나갔다. 배는 인천에서 중국 단동이라는 시골 도시를 향해 항해를 하고 있었다. 직선으로 가면 금방 갈 것 같은데 배가 자꾸 남쪽으로 내려 간다. 군산 쪽으로 해서 다시 단동으로 올라가는 노선이라고 한다.

배안의 식사는 한국식으로 최대한 노력해 만든 그냥 괜찮은 식사였다. 갑판 위에 올라가 단체 사진을 찍고 의자에 앉아서 시원한 바다를 보니 배가 지나가는 자리에 물살이 마치 고속도로를 만드는 것처럼 물 길이 생긴다.

 인천항을 출발하고 갑판위에서 모여 기념촬영

갈매기는 아이들이 던져 주는 새우깡을 받아 먹으려고 물고기 잡을 생각은 안하고 여객선에 몰려 날아 든다. 멀리 보이는 인천의 크고 작은 섬 들이 갈매기와 하늘과 바다와 아주 아름 다운 조화를 이룬다.

좁은 의자에 앉아서 열 몇시간 몸을 뒤트는 비행기 여행보다 얼마나 편하고 좋은지 모르겠다. 무엇 보다도 오랫만에 만난 송파의 지인들과 묵은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눠보니 또 얼마나 마음이 푸근해지던지…. 배 안은 거의 대부분이 한국인이고, 일하는 사람들은 중국인 한국인 섞여 있었다.

마치 고향의 시골 농촌에서 보던 이웃집 총각들처럼 얼굴이 검게 그을린 중국인 선원들이 인상에 남았다. 원래 피부가 검은 건지 아니면 배 안에서 일하다보니 바닷 바람에 그을린건지 모르겠다. 

연안 부두를 떠난 배는 이튿날 아침 중국 단동이라는 항구에 도착했다. 생전 처음 보는 중국 땅 긴장이 된다. 목적지 백두산까지 무사하게 잘 다녀와야 할텐데…. 단동은 석탄을 운반하는 항구라서
여객선이 입항하기엔 부적합하나 여기 밖에 항구를 열 데가 없어 우선 쓰는거라고 누군가 그런다.

여기저기 석탄가루가 날리니 아무데나 손을 짚으면 금새 손이 까매 진다. 일미식당이란 한글 간판이 크게 눈에 들어 온다. 아직 수속도 안끝나고 이동하는 중에 누가 저기가서 식사할 사람이 있을까?

 단동항에 있는 일미식당
대기하고 있는 셔틀을 타고 모두들 중국 속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직원들 얼굴 생김새는 우리하고 비슷한데 중국어로 얘기를 하다가 중요한 말만 한국어로 하는 것이 신기했다. "이쪽으로 오세요~ 가십시요~" 아마 그동안 꽤나 많은 한국 여행객들이 다녀간 것 같다. 

이제 부터 목적지인 백두산을 향해 여행이 시작된다. 올림픽 때문에 중국의 공무원들은 긴장된 상태고 이런 저런 일들이 말썽 없이 잘 진행되어야 할텐데 우리를 인솔 하는 양성민 남북 청소년 교류 평화 연대 사무총장님을 대장으로 앞세우고 우리가 빼앗긴 땅 고구려와 백두산을 보러 발길을 움직이기 시작 했다.

(2편에 계속)

 / 유노숙 워싱턴 통신원 yns50@segye.com  블로그 http://yns1.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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