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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로 퍼지는 SMS, 신선한 UCC를 개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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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12-05 15:06:40 수정 : 2008-12-05 15: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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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위에 궤적을 찾는 기술, 트위터에 숨은 이야기 지금으로부터 대략 1년전, UCC관련 회의에 참석했다. 전문가가 모인 자리에서 UCC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논의하였는데, 순간 궁금증이 발동하였다.
'아니, 모두가 동영상 UCC만을 UCC로 생각하는 것일까?'
'미국의 유튜브, 우리나라의 판도라TV, 아프리카개인방송만 UCC를 생산하는 곳인가?'

당시 내가 생각하였던 UCC란 "평범한 개인이 일상의 경험을 녹여 순수한 의도로 창작한 콘텐츠'였다. 이 정의에는 UCC의 형태가 글(text), 소리(sound), 사진(image), 동영상(movie), 복합콘텐츠(글+소리+사진+동영상+..)가 포함되는데, 유독 동영상만 UCC라고 보는 것은 왜일까?

회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강교수는 지나치게 UCC를 확대해석하는 경향이 있어'란 지적을 받지는 않을까? 이미 동영상 UCC를 UCC로 익숙해진 시점에서 유난을 떨어 무엇할까?  생각하며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과연 동영상 UCC만 UCC일까? 좀 끈덕지게 묻고 싶다. 사람들이 동영상 UCC만 UCC로 간주하는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텐데, 아마도 다음과 같지 않나 싶다.

1. UCC 중 동영상 UCC가 유독 새롭다.
- UCC가 소개될 때 마침 새롭게 등장한 콘텐츠가 일반인이 참여하는 동영상이었다.
2. UCC 중 동영상 UCC가 돈이 된다.
- 유튜브 등 천문학적 가치로 M&A되는 것이 뉴스로 소개된 탓이다.
3. 언론 등 주요 매체에서 UCC하면 동영상 UCC를 주로 소재로 다룬 탓이다.
- 드문 드문 언론사의 아젠다 설정은 다소 경박하기까지 하다.
.........


이유가 무엇이었든 모든 사람들이 동영상 UCC에 빠져있는 동안, 어찌보면 시큰둥한 반응을 불러올 수 있는 단문서비스로 대박을 터트리는 사이트가 속속 등장했다.

일상의 사소함을 넘나드는 단문서비스도 모이면 개인의 역사가 된다.

휴대폰 문자가 우리나라에 소개된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ICT강국 못지 않게 휴대폰에서도 강국임에 틀림없다. 이미 네이트온 등에서 단문서비스(SMS:Short Message Service)와 인터넷을 연결시키고 있다. 그러나 단문서비스가 방송과 같이 영향력을 미쳤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냥 친구와 친구사이 주고받는 개인적인 40자 이내의 짧은 문자 통신으로 이해된다. 아마도 UCC가 동영상 UCC로 눈에 '화들짝 팍팍 자극적으로 울트라 슈퍼로 쌔끈하게' 보여주어야만 뭔가 소통이 되고 사회에 변화를 끼친다는 조잡한 생각을 했다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단문서비스가 전세계인과 연결되어 실시간으로 세계인과 문자를 주고받고 나의 문자를 전세계로 방송처럼 퍼트릴 수 있다면, 이건 통신일까? 방송일까?

우리가 UCC에 대단 깊이 있는 성찰을 놓친 동안, 트위터 는 단문서비스로 방송을 구현하고 단문서비스로 친구를 사귀고 단문서비스를 지도 위에 올려놓는 창의력을 쏟아냈다. 
우리가 '단문서비스는 이미 나온지 오래된 촌스러운 기술이잖아. 그게 UCC야. 찌찔이 애들이 주고받는 문자가 무슨 의미가 있어'라고 가볍게 밀쳐낼때, 미국에서는 단문서비스로 새대통령(election 2008)을 뽑고 쓰찬성 지진을 세계 최초로 보도하기까지 하였다.
단문서비스가 2D에서 3D로, 친구사이의 통신에서 세계인을 향한 방송으로 진화하는 상상력을 꿈꾸어봤나? 혹시 그런 상상력이 없이 UCC 산업에 책임있는 자리에 있다면 역사와 세상에 빛을 지고 있다 느껴지지 않는가? 자리보다 그 자리에 자신이 적합한지 돌아보아야 한다.

개인이 친구와 주고 받던 문자가 촛불 시민 운동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였던가?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여학생들은 시위현장에서 친구들을 불러모으고 실시간으로 시위장소를 옮기는데 휴대폰 단문서비스를 사용하였다. 만약 그 절박했던 순간들이 전세계인이 보는 트위터 3D서비스 중 광화문지도 위에 올라왔다면 어땠을까? 지금 당시 학생들이 주고받은 단문서비스의 내용은 어찌보면 역사적 증거 또는 개인의 삶의 중대한 궤적일텐데 그것을 발견하고 기억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어찌보면 그런 서비스가 우리나라에 없도록 상상력을 나누지 못한 정부, 기업 등 고위층이 있었다면, '참 잘된일이다.'라고 가슴을 쓸어내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장구한 역사에서 돌이켜볼 때, 휴대폰을 수출하고 휴대폰을 초등학생도 들고 다니는 우리나라에서 단문서비스로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를 개발하지 못한 것은 역사의 부끄러움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단문서비스라고 얕잡아보거나 그 서비스는 새로울 것이 없다거나 UCC는 오직 동영상이다라는 편엽한 생각을 가진 분이 있으시다면, 이 참에 짧은 문자가 주는 '솔솔한 재미'를 느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누군가를 잘 알고 싶다면, 화려한 학력과 경력에만 경도되지 말고 단문서비스를 주고 받아보거나 단문서비스로 새롭게 만난 친구가 몇인지 물어보는 것이 네트워크 시대에 인재를 발견하는 지름길일지도 모른다. 

트위터 왼편에 놓인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을 보며 '단문서비스가 어디까지 진화할지 부러운 마음'으로 쳐다본다.

강장묵 mookn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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