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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시대에 우리는 공유지의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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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11-24 13:15:54 수정 : 2008-11-24 13: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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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지의 비극'에서 '공유지의 풍요'로 향하는 네트워크 시대 - 공유지의 풍요로 가는 네트워크 사회

조그마한 포럼에 발표의뢰가 들어왔다.  선배님의 부탁에 선듯 궁색한 변명이 떠오르지 않아, 발표를 하겠다고 하였다. 작은 능력을 쪼개어 지내다보면, 약속한 기일은 놀랍도록 빨리온다. 
이를 어쩌나? 발표자료를 주어야 하는데...
순간 슬라이드쉐어( www.slideshare.net)가 떠올랐다.





급히 슬라이드쉐어에 들어가서 '발표 주제'에 맞는 검색어를 치고, 관련 태그(tag)를 찾는다. PDF, PPT 등 속이 꽉찬 게살같은 자료들이 젓가락 끝으로 쭉 나오는 느낌이다.
저자, 제목, 연결 등 인용을 달고 발표하고 싶은 자료를 주섬 주섬 정리한다. 
과거같으면 책을 펼치고 밑줄을 그으며 옮겨적어야 했던 주옥같은 글들은 물론이거니와 시각적인 효과까지 만점인 콘텐츠가 주루룩 엮인 굴비처럼 솎아 올라온다.

그렇다면 슬라이드쉐어에서 낚아지는 정보는 어느정도의 수준일까?

쉽게 얻은 정보가 쉽게 머리속에 나갈 수는 있을지 몰라도, 쉽게 얻은 정보라고 얕잡아 볼 수는 없다. 
컴퓨터 분야의 기술을 따라가다보면 속도에 현기증이 날 지경인데, 최신 기술 내용이 담긴 프레젠테이션 자료가 넘쳐난다.
심지어는 어제 열린 국제컨퍼런스의 생생한 최신 정보까지 그대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물론 공짜이다. 쉽게 공짜로 얻는다고 가볍게 활용한다면 아마도 그건 전적으로 사용자의 문제일 것이다. 나는 감사한 마음으로 좋은 자료를 활용하고 다시 새롭게 구성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업로드(upload)하였다.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을 넘어서
가상법(CyberLaw)를 집필할 당시, 첫 페이지를 시작하는 좋은 이론으로 '공유지의 비극'을 생각하였다.(강장묵 외, CyberLaw, 커뮤니케이션북스, 2008.) 가상공간 즉 인터넷이 불법의 온상이 되는 것은 이기적인 행위자가 독립적으로 활용하여 웹이라는 공동재산을 고갈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웹은 초기 자유의 공간, 무료로 훌륭한 자원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 점이 일부 몰지각한 사람에 의해서 훼손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불법자료를 다운로드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악플이 만연하게 되어 모두가 누려야할 공유지(인터넷)가 황폐하게 된다는 것이다.
원래 공유지의 비극이란 1968년 미시간 대학에 가렛 하딘(garrett hardin)이 사이언스(Science)에 처음 소개한 이론이다.
당시 공유지의 비극이란 목초지에 소들을 방목할 때,  개인들이 자신의 소에게만 더 많은 풀을 먹게하려는 이기적인 행동을 함으로 전체 공통체의 목초지가 황폐해지는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오늘날 인터넷의 방종 또는 무법천지인 점을 예를 들때, 쉽게 불러다가 읊어먹는 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유독 악플, 유언비어, 저작권 침해가 우리나라에만 만연한 것은 아닐텐데, 어째서 ICT선진국들은 공유지를 넓히는 전략을 취하는 것일까?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부터 '버락 오바마는 아랍 세력이 심어놓은 간첩이다.'라는 비상식적인 유언비어가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에 올라왔었는데도, 악플이 무섭지도 않은 것인가?

어쩌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네트워크의 특징과 내용을 과학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지레짐작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기절한 것'은 아닐까?'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네트워크를 이해하지 못하는 동안 웹 2.0으로 글로벌 경쟁자들은 앞서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싫거나 좋거나 세계경제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실낯같은 희망을 찾으라고 한다면 역시 '인터넷, 정보의 소통에 있다.'고 단언할 수 있을텐데, 우리는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저작권의 침해 문제를 이야기할 때 줄곧 소개되는 이론 공유지의 비극이 공유지의 풍요로 바뀔 수 있는 제도, 기술을 찾아야 한다. 이미 소개한 그림에서처럼 긴꼬리 부분에 사용자들이 서로 연결되고 감시하여 아날로그 세계보다 신뢰성있는 네트워크 시대의 청사진이 그려지고 있다. 

다만 그 전제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의 구현과 연동, 참/거짓 콘텐츠의 신뢰를 파악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꽃피울 수 있는 사고의 전환이 요구된다.

아쉽게도 IT강국이었던 우리나라에서 '슬라이드쉐어라는 간단한 생각으로 엄청난 효과를 거두는 사이트'가 먼저 개발되지 못해, 먼곳(?)으로 올리는 심정이 사뭇 안타깝다. 

강장묵 mookn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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