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개발 현장 찾아가보니

입력 : 2013-03-27 10:12:31 수정 : 2013-11-23 17:43:1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현대자동차가 수소연료전지차를 시장에 내놨다. 전세계 최초다. 현대자동차는 수소를 연료로 해 전기모터 구동 방식으로 주행하는 ‘투산ix’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유럽 등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와 산소의 결합 과정에서 나오는 전기를 동력원으로 한다. 전기 모터를 이용해 주행하는 방식은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의 EV 모드와 같지만 원료가 다른 것. 이 과정에서 수소의 공급과 저장이 문제로 제기됐고 가격을 고려한 효율성에서 아직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에 돌입했다. 지난 20일 수소연료전지차의 개발을 주도한 현대차 마북 연구소를 찾아갔다.

▶ 현대자동차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의 내부 구조.
▲ 유럽 시범 보급, 서울·울산시 시범운영

현대차에 따르면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의 양산은 세계 유명 브랜드보다 약 2년 앞섰다. 일부 브랜드는 하이브리드로, 일부에서는 수소를 연료로 하며 친환경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하이브리드를 제외하고는 아직 제대로 된 양산에 돌입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2015년을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의 본격 대중화 시기로 가늠하지만 대부분의 나라가 충전시설 등 인프라 구축에 눈치를 보는 실정이다.

하지만 수소연료전지차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이미 인천국제공항에서 셔틀버스로 2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시와 울산시는 관용차로 사용하고 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만 총 30대의 수소연료전지차와 4대의 수소연료전지버스가 도입됐다. 여기에 올해까지 100대를 사회복지, 환경관리, 시설관리 등의 목적으로 서울시와 울산시가 도입한다.

▶ 현대자동차 마북연구소에 마련된 수소충전소.
우리나라보다 충전 인프라가 잘 갖춰진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를 도입했다. 덴마크, 노르웨이, 벨기에 등에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를 공급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울산에 양산시설을 구축하고 본격 생산에 돌입한 이유다. 지난 2월에는 유럽으로 향하는 첫 양산차가 선적됐다. 자동차를 처음 만든 유럽땅에 세계 최초의 양산 수소연료전지차를 수출하는 뜻 깊은 일이다.

▲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의 산실 ‘마북연구소’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을 주도한 마북연구소를 찾아갔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마북연구소는 1984년 독자 엔진을 개발한 뜻 깊은 장소다. 연료전지차 개발을 주도한 임태원 상무는 “독자 엔진에 이어 세계최초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를 개발해 더욱 의미 있는 장소”라며 연구소를 소개했다.

▶ 현대자동차 마북연구소.
마북 연구소 내에 친환경 연구소로 들어선 ‘환경기술연구소’ 건물은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했다. 4층 규모의 건물은 부대설비가 절반, 사무실과 실험실이 절반을 차지한다. 본격적인 연구개발을 위한 공간이다. 지난 2005년 문을 열며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을 주도했다.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은 1998년 시작됐다. 당시 업계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연구가 한창이었다. 뒤늦은 출발이지만 2002년에는 싼타페로 수소연료전지차를 시작했고 2006년 연료전지 버스를 개발해 실증사업에 돌입했다. 2008년에는 SUV 모하비를, 2009년에는 연료전지 승용차 100대를 만들며 본격적인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나선다. 이어 2010년 투싼ix를 바탕으로 수소연료전지차를 개발했고 올해 양산을 시작했다.

▲ 세계최초 양산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

현대차가 양산을 시작한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는 한번 충전으로 594㎞를 주행한다. 연비는 가솔린 1ℓ를 기준으로 환산했을 경우 27.8㎞/ℓ에 이른다. 수소연료전지가 가솔린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2배가량 높기 때문이다.

투싼ix 연료전지차의 핵심 부품은 수소의 저장, 에너지 변환, 동력 생산으로 구분된다. 현대차는 이 과정에서 95%의 부품을 국내 120여 개 부품사와 기술개발을 통해 국산화했다. 100kW급 연료전지 시스템과 2 탱크 수소저장 시스템(700기압)을 탑재해 영하 20도에서도 문제없이 시동을 걸 수 있다. 수소는 100㎞ 주행에 0.96㎏을 사용한다. 특히, 핵심기술인 연료전지 스택은 캐나다의 밸러드社, 미국의 UTC社의 것에서 벗어나 독자 개발했다.

또한, 수소와 산소를 사용해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연료전지 스택과 자동차의 기본적인 운전장치 등을 조합하는 모듈 시스템을 만들었다. 엔진룸 안에 대부분의 연료전지차 부품을 넣었고 트렁크와 뒷좌석 하단에 수소저장탱크를, 차체 중심 아래에는 컨버터와 인버터를 넣었다.

▶ 세계최초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
▶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의 구동계 구조.
투싼ix35 수소연료전지차의 모터출력은 100kW다. 일반 엔진 기준으로는 약 135마력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h까지는 약 12.5초가 걸려 가솔린 엔진 모델에 비해서는 3초가 느리다. 최고속도는 160㎞/h다.

▲ 마북연구소 - 용인 일대 짧은 구간 달려보니

친환경차 가운데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는 여러차례 시승했지만 수소연료전지차의 시승은 처음이다. 전기자동차와 마찬가지로 투싼ix에는 폭발하는 엔진이 전혀 없기 때문에 시동을 거는 개념이 모호하다. 그저 스위치를 켜고 달리면 된다. 변속기도 없다.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감속기를 쓴다. 전기 모터와 구동축 사이에는 수많은 톱니바퀴의 변속기 대신 감속기가 들어갔다. 엔진과 변속기를 가진 자동차는 최고 출력과 토크가 나오는 시점이 정해져있지만 전기모터는 항상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가속페달을 밟고 나서자 소리없이 최대출력의 힘이 느껴진다. 가솔린 모델에 비해 가속능력은 부족하지만 꾸준한 토크가 가속을 쾌적하게 유지한다. 시속 100㎞/h를 넘자 가속은 더디다. 변속기의 쉬프트 다운과 같은 기능이 없어 추월을 위해서는 미리 가속하며 타이밍을 조절해야 한다.

▶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의 하부. 중앙 둥근 부분에 수소저장용기가 들어있고 배기관에서는 수증기가 나온다.
소음은 전혀없다. 차는 마법에 걸린 듯 스르륵 앞으로 나간다. 덕분에 타이어에서 나오는 마찰음이 귀에 거슬린다. 큰 소리가 없으니 작은 소리가 들린다. 수소연료전지 관련 부품을 엔진룸과 하부에 모두 장착해 실내 공간의 변화는 없다. 트렁크도 일반차와 동일하게 사용한다. 유럽 수출용 차량인 듯 내비게이션에서는 유럽 지도가 나왔다. 계기반은 엔진회전수 대신 가속페달을 밟는 정도에 따라 파워, 에코 등으로 바늘이 움직인다. 실용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없다.

벤츠, BMW, 도요타를 비롯한 많은 자동차 업체가 2015년을 변화의 해로 정하고 있다. 벤츠는 연료전지차를 중심으로, BMW는 도심형 전기차를, 도요타는 가솔린 하이브리드를 중점으로 내세웠다. 현대차는 이들에 앞서 수소연료전지차를 양산했다. 세계 유수의 업체보다 발빠른 움직임이다. 마북연구소에서 확인한 현대차의 로드맵에는 이제 ‘최적화’만 남았다. 로드맵에는 경량화, 최적화, 대량생산 등의 단어만 남았다. 하지만, 대중화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수소연료 생산과 충전 등 기반산업이 문제다. 수소 생산에는 전기분해, 원자력 등 전통적인 방법외에도 바이오 공학이 적용돼 발전하고 있다. 생산단가가 점차 낮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여기 있다. 또, 충전소는 현재 국내 18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1회 충전으로 594㎞를 주행한다. 정속주행시에는 785㎞를 달린다. 전기자동차의 장거리 주행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물을 분해해서 얻는 수소가 자동차의 에너지원으로 등장했고 여기서 나오는 부산물은 물이 전부다. 말 그대로 친환경이다. 미래의 교통수단으로 각광받는 이유다. 투싼ix는 그 선두에 섰다.

용인=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이브 장원영 '빛나는 미모'
  • 아이브 장원영 '빛나는 미모'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