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연내에 브라질에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고 미국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공장이 건설될 경우 수입차에 부과하는 공업세 30%를 피할 수 있으며 현재 4500여 대 규모인 기아차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또, 글로벌 경쟁구도 속에서 도요타와의 경쟁우위도 굳히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미국 폭스비즈니스와 다우존스 등 외신은 기아자동차의 브라질 최대 딜러사 ‘그루포 간디니’의 호세 루이스 간디니 대표의 말을 인용해 “기아차가 브라질에 공장을 짓기 위해 투자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기아차의 브라질 공장은 상파울루 주에 들어설 것이며 정확한 위치를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투자규모는 올해 안에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기아자동차의 브라질 공장 건설이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분석이다. KB투자증권의 신정관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는 전 세계적으로 공장 생산량을 최대한 이용하고 있다”며 “성장을 이어가려면 공장을 증설해야하는데 브라질, 미국 등이 장기적으로 적합한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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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브라질 전략차종 ‘HB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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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의 브라질 공장 생산량 추이. /자료=KB투자증권 |
기아차가 공장을 건설할 경우 현대자동차그룹의 브라질 시장 점유율은 크게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현지 생산을 시작한 이후 지난 1월에는 1만1700대를 생산하며 같은 기간 도요타의 브라질 생산량 1만1400대를 누르고 올라섰다. 지난 2월 판매량에서 현대차는 1만4617대를 기록해 빅3와 포드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도요타는 9985대로 7위를 차지했다.
따라서, 기아차의 2월 판매량 2076대와 현대차의 판매량을 합하면 1만4617대인 4위 포드의 판매량을 넘볼 수 있으며 도요타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게 된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지난번 IR에서도 밝혔듯 현대차그룹의 해외공장 신규 투자 예정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브라질 시장에서 현대차가 지난해 내놓은 소형차 HB20은 ‘브라질 올해의 차’에 선정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도요타가 내놓은 소형차 ‘에티오스’는 인도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차를 브라질로 가져왔다며 브라질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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