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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개특위 닻 올렸지만 제 길만 간다는 의사들

입력 : 2024-04-24 18:06:25 수정 : 2024-04-24 21: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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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대전협 불참 속 25일 출범
의협 “증원 백지화” 주장만 고집
서울의대 “30일 진료 전면 중단”
주 1회 휴진 ‘빅5’로 확산될 우려

정부와 의료계가 의대 증원 정책을 놓고 각자 다른 길로 향하고 있다. 의료개혁을 논의하는 대통령 직속의 사회적 협의체가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불참 속에 출범하고, 의대 교수 일부는 전공의 공백 등에 따른 피로감을 호소하며 사직하거나 주 1회 휴직하며 의료 현장을 등지고 있다.

 

정부는 노연홍(69)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6개 부처 정부위원, 20명의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25일 출범해 첫 회의를 연다고 24일 밝혔다. 민간위원으론 의사단체를 포함한 공급자단체 추천 10명, 수요자단체 추천 5명, 분야별 전문가 5명이 참여하는데, 의·정 갈등 당사자인 의협과 대전협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반쪽짜리’ 특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총회가 열리는 지난 23일 서울의대 교수가 회의실이 위치한 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 건물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열린 총회에서 서울대 의과대학과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30일부터 주 1회 휴진에 들어가기로 했다. 연합뉴스

정부는 의협과 대전협도 의료개혁특위에 참여해달라고 촉구했지만, 의사계는 증원 ‘전면 재검토’ 없이는 어떤 대화에도 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전공의의 빈자리를 채워온 의대 교수들의 사직과 ‘주 1회 휴진’은 확산할 전망이다. 서울의대 교수들은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등을 호소하며 30일 응급·중증·입원 환자를 제외한 분야의 진료를 전면 중단한다고 이날 밝혔다.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수뇌부 4명은 5월1일부터 실질적으로 사직한다”며 “4명은 모두 필수의료 교수다. 대한민국 의료가 붕괴되는 상황에서 병원에 앉아서 환자를 보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어서 사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필수의료와 지역 의료 문제 해결을 위한 적절한 의사 증원 수와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연구 논문을 공모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부는 “의료계 차원에서 의사수급에 대한 객관적·과학적 추계는 바람직하다”면서도 “입시 일정상 2025년도 의대정원을 재추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19개 의대가 소속된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전날 회의를 통해 ‘25일 이후 사직’과 ‘다음주 하루 휴진’을 의결했다. 당장 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교수들이 26일 휴진하기로 한 만큼 주말을 기점으로 사직이나 휴진하는 교수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교수 사직의 규모나 영향은 다음주가 돼야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교수들의 잇따른 이탈 선언에도 “유효 사직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으로, 휴진 계획에 대해선 유감을 표했다.

이상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서울상황센터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은 독자 행보다. 전날 재미한인의사회(KAMA) 임원들을 만나 의대 증원에 따른 갈등 상황을 알리고 젊은 의사들의 미국 진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미국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의·정 갈등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피해는 산업·노동 등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병원에 소모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이 대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고, 의사를 제외한 병원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했다. 수험생들은 2025학년도 대학별 정원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혼란을 겪고 있다.


정재영·조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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