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전장연, 오세훈에 “우리가 사회적 약자 아니라고? 대화 자세 맞나” 반발

입력 : 2023-01-31 10:35:45 수정 : 2023-01-31 13:56:1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내달 2일 면담 앞둔 전장연-오 시장 공방 이어가
오 시장 “오히려 시민들이 약자…무관용 원칙 대응”
전장연 “무슨 근거로 발언했나…무찔러야 할 적인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4호선 혜화역에서 열린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위한 선전전’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장연은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데 대해 “시민과 장애인을 갈라치기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양측이 내달 2일 단독 면담을 앞두고 날선 발언을 이어가며 만남의 소득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장연은 31일 성명서를 내고 “오 시장이 객관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대화에 임하는 자세라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전날 오 시장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지하철 운행이 지연됨으로써 불가예측적인 손해와 손실을 보는 시민이 사회적 약자”라며 “더 이상 지하철 지연을 수반하는 형태의 시위를 용인할 수 없으니 앞으로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드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사흘 전 BBC 방송을 보니 장애인 이동권 관련 전장연의 요구사항이 지나친 바가 있다는 취지의 보도가 눈에 띄었다”며 서울 지하철의 엘리베이터 설치 비율이 런던, 뉴욕과 비교해 낮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런던, 뉴욕 지하철은 장애인들이 이동하는 데 사용하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은 비율이 69~71%라고 나온다. 저희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은 비율이 5% 정도”라며 “내년까지는 전부 설치해 드리겠다고 약속했고 잘 진행되고 있다”고 짚었다.

 

전장연이 요구하는 장애인 권리예산의 경우 “찬반 양론이 있는 탈시설 예산이 70~80%를 차지한다”며 “서울시는 10년 정도 탈시설 예산을 충분히 반영했다. 논리적으로 매우 모순되는 시위 형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편성해 주기를 바라는 탈시설 증액 예산을 올해 예산에 반영해 주지 않았다고 서울 지하철을 세우는 형태의 시위가 더이상 용인돼서야 되겠나”라며 “이런 논리적 모순을 면담에서 지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신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신년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와 관련해 전장연은 “오 시장이 밝힌 근거가 왜곡됐다”며 “처음부터 편견에 사로잡혀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는 건지, 허위보고에 따른 건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이 밝힌 입장은 시민과 장애인, 장애인과 장애인을 갈라치는, 전쟁을 앞둔 권력자의 모습으로 다가온다”고도 했다.

 

계속해서 “우리가 무찔러야 할 적으로 보이는 것이냐”며 “여전히 무관용과 무정차의 입장으로 대화를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전장연은 “서울시가 형식적인 ‘쇼’ 대화 자리를 만들지라도 최선을 다해 사회적 해결을 위한 논리적인 대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내달 2일 예정된 전장연과 오 시장의 면담 일정은 한 달 가까운 공방 끝에 잡힌 바 있다. 지난달 전장연이 오 시장과의 면담이라는 단서를 달면서 “19일까지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밝히자 오 시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환영했다.

 

그러나 면담을 위한 전장연과 서울시의 총 5차례(서울교통공사 4회·서울시 장애인복지정책과 1회) 실무 접촉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없었고, 전장연이 다른 장애인 단체들과의 합동 면담을 거절하면서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전장연의 단독 면담을 시가 수락하면서 전격 성사됐다.

 

한편 전장연은 대화를 통한 해결 방안 마련 전까진 혜화역 승강장에서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지 않는 선전전만 진행하고 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
  • 이다희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