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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한 화면 속 車번호 판독도 ‘OK’

입력 : 2022-08-02 20:30:00 수정 : 2022-08-02 21:4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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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AI 분석시스템 도입

사전에 입력한 빅데이터 기반
저화질에서도 80% 이상 식별
추적·교통위반 단속 활용 기대
8월부터 넉달간 시범운영 돌입

A씨는 최근 야외 주차구역에 차를 댔다가 봉변을 당했다. 잠시 자리를 비웠다 돌아와 보니 차량 범퍼가 찌그러져 있었던 것이다. 블랙박스 영상을 재생해보니 한 차량이 자신의 차에 충돌한 뒤 황급히 뺑소니치고 도주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심야 시간이었던 탓에 영상 속 차량번호를 알아보기엔 쉽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도 없었다.

앞으로는 이런 경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차량번호를 식별할 수 있게 된다. 경찰은 수사 현장에 ‘AI 기반 차량번호 분석시스템’을 보급하고 이달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2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는 지난달 25일 전국 18개 시도청에 공문을 발송해 시스템 이용 희망자 모집을 시작했다.

 

AI를 활용한 해당 시스템은 화질이 열악한 이미지나 동영상에서 차량번호를 80% 이상 정확도로 복원·식별할 수 있다. 사전에 입력된 수만건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흐릿한 숫자를 읽어내는 것이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1순위부터 3순위까지의 차량번호를 제시한다. 제시된 차량번호는 경찰청 차적 조회 시스템을 통해 실존하는 차량번호인지 한 번 더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차종으로 또다시 후보군을 걸러내면, 수천 대의 용의 차량을 한 자릿수로 줄일 수 있다는 게 연구소 측 설명이다.

 

이 시스템이 일선에 도입되면 형사사건 용의 차량 추적은 물론, 교통법규 위반 단속 등 교통 관련 분야 업무에서도 용이하게 쓰일 수 있을 전망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나 각 시도청에 소속된 전담 분석관들이 개별적으로 영상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차량번호를 식별하는 현행 방식에 비해 수사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판독 등에 드는 행정력 낭비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된 교통법규 위반 차량 중 5만49건은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았는데, 이 중 11%는 차량번호 판독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치안정책연구소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차량번호 판독에 영상의 명암이나 음영을 짙게 했다 옅게 하는 방법이 주로 쓰여 왔다”며 “결국은 최종 편집 영상을 사람이 맨눈으로 판단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판정 불가’ 사례가 굉장히 많았다”고 말했다.

 

치안정책연구소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2017년부터 3년간 함께 50억원을 들여 해당 시스템을 개발했다. 치안정책연구소는 최근 2년간 일선에서 판독 불가 판정을 받은 사례 20여건을 이 시스템을 통해 직접 분석하며 테스트해봤는데, 일선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수사 현장에서도 기대감이 높은 분위기다. 지난 5월 사전 수요 조사 당시 총 170명의 경찰관이 시스템 이용을 희망했다. 이번 모집에서는 치안정책연구소가 당초 목표했던 300명까지 금방 신청이 차버린 상황이다.

 

경찰은 이달부터 신청자를 대상으로 현장교육을 진행하고, 4개월간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안정성과 정확성 등 활용 효과를 분석하는 한편 시스템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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