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에 10점차 완패… 무너진 ‘우생순’ 신화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핸드볼 은메달… 대회 3연패 좌절 입력 2023-10-05 20:08:30, 수정 2023-10-05 22:57:10 2010년 광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은 우리나라 여자 핸드볼팀에 생채기를 냈다. 핸드볼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광저우 대회를 제외하고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이 대회에서만 4강에서 일본에 잡혀 동메달을 차지했다. 당시 대표팀 막내였던 류은희(33·헝가리 교리)에게는 큰 아픔이었다. 이제 최고참이 된 류은희는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내내 “광저우 참사”를 언급하며 두 번의 아픔은 없길 희망했다.
하지만 대회 3연패이자 8번째 금메달을 기대했던 여자 핸드볼팀이 항저우에서 또다시 일본에 무너지며 상처를 입었다. 대표팀은 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저장궁상대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일본에 19-29, 10점 차로 완패했다. 승리가 예상됐던 경기에서 충격이 더했다. 우리나라는 2012년 한일 정기전 이후 일본에 12연승을 거둘 만큼 강했다. 하지만 일본에 금메달을 내주면서 아시안게임에선 처음으로 은메달을 가져갔다. ![]() 한국은 경기 시작 2분20초 만에 류은희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다. 하지만 2분여 뒤 내리 2골을 내준 이후부터 단 한순간도 리드를 가져가지 못했다. 전반을 8-14로 6골을 뒤진 한국은 후반 초반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서서히 일본을 10-15, 5점 차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경기 내내 선수들의 몸도 무거웠다. 류은희와 김보은(26·삼척시청)이 나란히 3골씩 기록한 게 팀 내 최다득점일 정도로 아쉬웠다.
헨릭 시그넬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몸이 무거웠다. 축구게임처럼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골라서 넣을 수도 없지 않으냐”며 “많은 기대를 했던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아쉬워했다.
맏언니 류은희는 경기가 끝나고 눈물을 글썽였다. 류은희는 “선수들이 이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지만 초반에 골수가 많이 나다 보니까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었던 것 같다”며 “저희가 크게 문제가 있어서 진 것 같진 않고 일본 선수들이 협력수비를 잘한 데다가 공이 갈 길목도 잘 차단했다”고 평가했다. 이후 류은희는 “언니들의 업적을 제가 또 깨버린 것 같아서 많이 속상하다”며 “항상 제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뭔가 삐걱댔던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