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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과 '무개념' 사이…GP 철조망 선물 파문에 민주당 반납 조치

 


육군 7사단장이 GP(감시초소)의 철거 잔해물을 액자로 만들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선물한 데 대해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의원이 비판한 뒤 민주당 측은 액자를 반납했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하 최고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사진)에 7사단장이 민주당 의원에게 철거된 GP 잔해를 액자로 만들어 선물했다고 알리면서 "육군과 민주당은 국가안보에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7사단장은 GP 철거 잔해를 보존하라는 국방부의 지침을 따르지 않은 것"이라며 "일종의 항명"이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지난 4일 국방부는 GP 시범철수와 관련해 육군 전 부대에 '철수 GP의 잔해물 처리 지침'이라는 공문을 보내 "시범철수 GP 10개 잔해물의 평화와 문화적 활용이 검토되고 있는 바 잔해물을 양호한 상태로 보존하고 훼손 행위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인 하 최고위원은 이 지침을 토대로 7사단장을 향한 질타를 날린 것.


◆같지만 다른 철조망 기념품, 하태경 "안보정신 해이" VS 누리꾼 "시중에 널렸는데 무슨 유난" 

하 최고위원의 SNS에 한 누리꾼은 "이런 것은 비무장지대(DMZ) 근처에 널리고 널렸다"며 "공동경비구역(JSA)이나 도라산 근처 기념품 가게에 가면 볼 수 있다"고 댓글을 달았다.

하 최고위원의 지적이 유난스럽다는 듯한 반응이다.

실제로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DMZ 기념품'이라고 검색해보니여러 온라인 상점에서 DMZ에서 절단한 철조망을 담은 액자를 판매하고 있었다.

DMZ와 GP는 둘 다 한(韓)민족 분단의 상징이다. 7사단장이 선물한 철조망이나 인터넷에서 거래되고 있는 철조망 상품이나 국민에게는 동일한 의미를 갖고있다. 

둘은 어떤 차이가 있기에 한쪽은 버젓이 매매되고 있음에도 문제가 되지 않고, 다른 한쪽은 국회의원이 눈에 불을 켜고 비판을 하는 것일까.

시중에 판매 중인 상품은 2000년 6월25일 6·25전쟁 50주년을 맞아 DMZ에서 잘라낸 철조망의 일부로 만들어졌다. 

이는 파주시가 공로 관광상품화 한 것으로 국방부 승인을 받아 당시 15만625개가 제작되어 거래되고 있다. 

이에 반해 7사단장이 민주당 몇몇 의원들에게 선물한 GP 잔해 액자는 국방부의 승인을 받지 않아 문제가 되는 것이다. 


◆ 민주당 의원 "몰라서 받았고, 반납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 7명 등 모두 9명의 여권 인사는 지난 18일 '청책(聽策) 투어'의 일환으로 육군 7사단을 방문해 059GP를 찾았다. 

7사단은 이 GP의 철거 과정에서 나온 철조망으로 11개 기념품을 만들었고 이 중 9개를 민주당 측 방문 인사에게 선물했다. 

이 선물을 받은 이는 윤호중 사무총장과 김두관·권미혁·김정우·김한정·박정·심기준 의원, 이상협 국방위원회 전문위원, 채규영 외교통일위원회 전문위원 등이다.

하 최고위원의 지적에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윤 사무총장의 지시로 액자를 반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접경 지역 철조망을 기념품으로 만든 사례가 있어 그런 것으로 알았는데, 논란이 되자 즉시 반납했다"고 해명했다.

김두관 의원 역시 "당연히 즉시 반납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당시 군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고 해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왔다"며 "규정 위반으로 논란이 될지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당연히 즉시 반납했다"고 설명했다.

김용준 온라인 뉴스 기자 james1090@segye.com
사진= 하태경 페이스북·네이버 쇼핑·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