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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주 발해 염주성서 8세기 중국 동전 출토

러시아 연해주 크라스키노 발해 염주성 유적에서 활발한 국제교역을 증언하는 8세기 중·후반의 중국 동전이 출토됐다.

동북아역사재단은 러시아 발해역사연구협회와 함께 염주성 서북쪽을 발굴 조사한 결과, 저장구덩이에서 ‘개원통보’(開元通寶)를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개원통보는 1998년 조사에서도 발견된 바 있다.

재단 김은국 연구위원은 “개원통보는 당나라 건국 직후인 621년 처음 만들었는데, 이번에 발견한 동전은 뒷면 문양을 보면 8세기 중·후반에 제작한 것 같다”며 “20년 만에 다시 개원통보가 출토되면서 염주성에서 활발한 국제교역이 이뤄졌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염주성은 발해 62개 주 가운데 하나인 염주(鹽州)의 행정기관으로, 대외교류 거점으로 알려졌다. 성 둘레는 1.38㎞이며, 동·서·남쪽에 옹성 구조 성문이 있다. 이번 조사는 염주성 내부 3곳에서 진행됐는데, 주작대로와 연결된 북부 중심 구역에서는 밀집된 건물터 유적 3동이 나왔다. 서북쪽 성벽과 인접한 구역에서는 사원터로 향하는 4m 너비의 초기 도로 유적이 발견됐다.

재단은 2015년 조사 당시 회색 윤제(輪製: 돌림판이나 물레로 제작) 토기 항아리 조각이 출토된 문화층(특정 시대 문화 양상을 보여주는 지층) 목탄을 방사성탄소연대 측정한 결과 3∼6세기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염주성이 고구려 시기에도 존속했을 가능성이 커졌다”며 “일본서기에는 고구려 평원왕 12년(572)에 고구려 사신이 동해를 건너 일본에 갔다는 기록이 있는데, 염주성이 고구려가 동해로 나가는 출구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장구덩이가 나온 구역의 문화층도 연대 측정을 의뢰할 계획”이라며 “결과가 고구려 시기로 나오면 염주성은 발해뿐만 아니라 고구려 역사를 연구하는 데에도 중요한 유적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