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돌아온 ‘평화의 불꽃’… 7500명이 2018㎞ 달린다 그리스 신전서 채화된 성화 / 안전램프에 담겨 인천 도착 / 李총리 “대한민국 다시 뛸 것” / 해녀 수중봉송·KTX봉송 등 / 101일간 전국 축제의 장으로 / 2월 9일 평창 성화대에 점화 입력 2017-11-01 17:34:47, 수정 2017-11-01 22: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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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빛나게…” ‘피겨 여왕’ 김연아(왼쪽)와 이낙연 국무총리가 1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주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국내 도착 환영행사에서 성화대에 성화를 점화하고 있다. 인천공항=남정탁 기자 |
인간은 불을 지배하며 만물의 영장으로 거듭났다. 이에 불은 성스러운 상징으로 떠받들어져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에서 ‘성화(聖火)’가 됐다. 오늘날 성화는 올림픽 정신인 페어플레이, 세계 평화를 상징하며 인류의 마음을 밝혀주고 있다.
그리스 아테네 헤라 신전에서 채화된 성화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다시 우리나라 땅을 밟았다. 성화를 운반한 특별 전세기는 1일 오전 10시54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앞 주기장에 도착했다. 아직 공식 개항 전인 제2터미널은 ‘평창의 불꽃’을 첫 공식 손님으로 맞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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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의 꿈’ 안고… 성화봉송 힘찬 출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첫번째 주자인 피겨선수 유영(가운데)이 1일 인천대교 톨게이트에서 성화봉을 들고 달리고 있다. 지난달 24일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채화된 성화는 불꽃이 꺼지지 않는 안전 램프에 담긴 채 전세기로 운반돼 이날 한국 땅을 밟았다.영종도=남정탁 기자 |
6분 뒤 전세기 출입구가 열리고 안전램프에 담긴 성화를 손에 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평창올림픽 홍보대사인 ‘피겨 여왕’ 김연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장시간 비행으로 피곤할 법도 했지만 일반 시민 750여명으로 구성된 국민 환영단의 환호성에 활짝 웃는 얼굴로 비행기 트랩을 내려왔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오각형 모양의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장을 본뜬 성화 환영식 특별무대에 올라 특유의 미소로 인수단을 맞이했다. 도 장관,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김연아 등으로 구성된 성화 인수단은 전날 근대 올림픽의 상징인 그리스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그리스올림픽위원회로부터 성화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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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국내 두 번째 성화봉송 주자인 ‘국민MC’ 유재석이 1일 인천시 중구 인천대교에서 1번 주자인 스케이트 선수 유영으로부터 성화를 이어받고 있다. 영종도=남정탁 기자 |
이 총리는 “평창올림픽이 올림픽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대회가 되도록 대한민국이 다시 뛰겠다”며 “우리는 할 수 있다”는 강렬한 외침으로 환영사를 마무리했다. 이어 이 총리는 김연아와 함께 안전램프의 불꽃을 성화봉에 채화하고, 무대에 설치된 성화대에 다시 옮겨 붙였다. 이로써 성화는 평창올림픽 개막일인 내년 2월9일까지 101일간 전국 2018㎞를 누비는 대장정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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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서도… 유승민 IOC 선수위원이 1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와이어에 매달린 채 성화를 봉송하고 있다. 인천=하상윤 기자 |
성화는 릴레이 첫 주자인 ‘피겨 샛별’ 유영에게 전해졌다. 지난해 만 11세이던 유영은 김연아가 세운 역대 최연소 피겨 종합선수권대회 우승 기록을 경신했다. 유영은 낮 12시52분 세계 5대 사장교(쇠줄로 지탱하는 다리)인 인천대교를 힘차게 달리기 시작했다. 현장에는 많은 시민들이 몰려들었고 전 세계 80여개 외신 매체가 뜨거운 취재 경쟁을 벌였다. 이 때문에 유영이 첫 구간인 200m를 나아가 두 번째 주자인 ‘국민MC’ 유재석에게 전달하기까지 7분이나 걸렸다. 이날 성화는 봉송 주자 101명에게 건네졌고 서포터스 2018명도 함께 달리며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 마련된 성화대에 옮겨져 밝은 빛을 내뿜었다.
올림픽 성화봉송 행사는 개최국의 문화와 국력을 알리는 기회다.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Let Everyone Shine)’으로 명명된 이번 성화는 전국에 마련된 이색 봉송 현장을 찾는다. 이날 저녁 비행기 편으로 제주도로 이동한 성화는 오는 3일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인 해녀에 의해 수상·수중으로 봉송된다. 경남 통영 한산도에서는 거북선이, 대전 카이스트(KAIST)에서는 인간형 로봇인 ‘휴보’가, 충북 청주시 오송부터 충북도청 구간까지는 ‘지상에서 가장 빠른 성화봉송’이라는 주제로 KTX가 성화봉송을 준비하고 있다. 성화는 남북한 7500만 인구를 상징하는 7500명의 주자를 거쳐 오는 2월9일 결전의 땅 평창의 개·폐회식장 성화대에 점화된다.
인천=이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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