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서 무차별 난사…자동연사…사상 최악의 총기참사 입력 2017-10-03 10:44:38, 수정 2017-10-03 11:19:29
2일(현지시간) 현재까지 전날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한 호텔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최소 59명이 숨지고 500명이 훨씬 넘는 이들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사건은 호텔과 카지노가 밀집한 중심가인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서 열린 ‘루트 91 하비스트’ 컨트리 음악 야외 콘서트장에서 발생했다. 총격범 스티븐 패덕은 60대 회계사 출신으로 은퇴한 백인 남성으로 알려졌다.
총기난사가 빈번한 미국에서도 이번 사건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다가왔다. 그동안 사건들과는 다른 특징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폭스뉴스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사상 최악의 총기난사이다. 2007년 버지니아공대와 2016년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난사로 숨진 사망자 숫자 32명과 49명을 훌쩍 넘어선다. 당시 버지니아주와 플로리다주에서 발생한 당시 총기난사 사건은 미 전역에 큰 충격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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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참사의 범인 스티븐 패덕[뉴욕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
이번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사건이 더욱 충격을 준 것은 총격범의 행동 때문이다. 32층 고층에서 지상을 향해 총기를 난사한 것은 미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WP는 보도했다. 그간 지상보다 높은 곳에서 총기를 난사한 경우는 1966년 텍사스대 총기난사와 1976년 캔자스주 위치토 총기난사 사건 등으로 극소수 사례에 그쳤다. 이 두 차례의 사례를 제외하면 그간의 총기난사 사건은 다중이 모이는 영화관과 학교, 병원, 교회 등지에서 발생했다. 대부분 총격범이 사건 현장에 걸어 들어가서 저지른 범행이었다. 이번에는 총격범이 아예 목표물을 겨냥한 것처럼 호텔의 높은 곳에 올라 범행을 저질렀다. 이번 총기난사에서 총격범은 최소 40m 이상의 고층에서 범행을 자행했다. 고지에서 아래를 향해 저지른 총기난사로 피해는 클 수밖에 없었다.
더욱 충격을 준 것은 자동화 기기까지 사용했다는 점이다. 미 언론은 총격범 패덕이 사용한 총기 중 일부는 자동연사가 가능하도록 개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추정했다. WP는 패덕이 최소 1정의 AK-47 소총을 개조해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경찰 당국자의 발언을 빌어 “총기난사가 자행된 호텔 객실에서 발견된 17정의 총기 중 일부는 완전 자동 연사가 가능하도록 개조된 것”이라고 전했다. 미 의회는 1986년 총기소지법을 개정해 자동 연사가 가능한 총기를 엄격히 규제하도록 했다. WP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에 등록된 자동연사가 가능한 총기 49만664정에 달한다.
이와 더불어 총격범의 개인적 배경도 그간의 사례와는 달리 독특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간의 총기난사 사건들의 범인은 괴로힘, 왕따, 직장 동료에 대한 복수, 인종갈등 등의 이유로 범행을 버질렀지만, 이번 사건의 총격범 패덕은 백인 부유층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