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탄두 소형화 성공 가능성…한발 더 다가선 북핵 위협 北 핵실험 의미·전망/화성-14 발사 이후 지속적 도발/수소탄 주장 수시간 만에 감행/두달여 만에 조기 완성 앞둔 듯/軍 ‘北 핵폭탄’ 재평가 불가피 입력 2017-09-03 17:38:00, 수정 2017-09-04 13:29:33 ![]() ![]() ![]() 북한은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한 직후 시일의 차이만 있었을 뿐 핵실험 전 미사일을 발사해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사용해왔다. 이번 핵실험을 앞두고 북한은 지난달 29일 화성-12 IRBM을 일본 열도 너머 태평양으로 발사했다. 이후 6차 핵실험 당일인 이날 오전 화성-14에 탑재하기 위해 새로 제작했다는 수소탄을 관영매체에 공개한 지 6시간 만인 낮 12시29분 풍계리 핵 실험장에서 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을 했다. 북한이 6차 핵실험 직전 관영매체에 공개한 땅콩 모양의 핵폭발장치는 핵보유국들이 흔히 제작하는 형태의 수소탄이다. 수소탄은 1단계 핵분열무기(원자탄)를 폭발시켜 2단계 핵융합 반응(수소탄)을 촉발시킨다. 2단계 융합반응에서 생성된 중성자는 3단계 핵분열 반응을 가속화해 핵폭탄보다 수십~수백배의 위력을 낸다. 제작 과정에서 대량의 핵융합물질과 고도의 핵물리기술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서는 수소탄보다는 핵폭탄 내부에 중수소와 3중수소를 넣어 핵분열 반응 효율을 2~5배 높인 증폭핵분열탄 개발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기상청의 발표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북한이 6차 핵실험에서 50㏏ 안팎의 파괴력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위력을 기준으로 분류하면 증폭핵분열탄은 40~50㏏, 수소탄은 50㏏ 이상이다. 증폭핵분열탄은 물론 위력을 감소시킨 수소탄도 포함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정말로 수소탄 실험을 했는지 여부는 방사능 핵종(核種) 수집 등 추가 분석이 진행된 이후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수소탄 개발에 성공하려면 핵융합물질과 설계기술 등의 확보에 앞서 기존 핵탄두의 소형화를 달성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핵탄두에서 수소폭탄 개발로 가는 중간단계로 평가되는 증폭핵분열탄에 적용되는 기술은 핵탄두 소형화에 쓰이는 기술과 매우 유사하다고 평가한다.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해 1월 6일 4차 핵실험 당시 수소탄 실험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증폭핵분열탄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에는 위력이 6㏏에 불과했지만 이 과정에서 사용된 기술과 교훈을 토대로 지난해 9월 9일 5차 핵실험에서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검증하고 이날 수소탄 시험을 단행했다면 핵탄두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소형화·경량화하는 데 성공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에 있어 남은 과제는 ICBM 탑재용 수소탄을 화성-14의 탄두에 장착해 원하는 지역으로 발사하는 능력을 입증하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3월 KN-14 ICBM에 탑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핵탄두를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삼각뿔 형태의 탄두에 구(球)형의 핵폭발장치를 탑재하는 것은 공간 활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 부피를 더 줄여야 실질적인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반면 이날 공개된 ICBM 탑재용 수소탄은 땅콩 모양으로 구형 2개를 하나로 연결한 형태를 띠고 있었고 기폭장치도 지난해 공개된 것보다 작아지는 등 기술적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수소탄을 화성-14에 장착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능력이 입증되면 북한은 핵보유국의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다만 섭씨 5000도 이상의 고열과 고압을 견뎌야 하는 ICBM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은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에서 북한 핵탄두와 ICBM이 실질적인 위력을 갖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