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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 스마트폰 지도 앱은 진화중

 

“길치라서 사람들에게 길 묻기 일쑤였는데 이제 스스로 찾아 간다”

길에 대한 방향감각이 없어 매번 고생했다던 김효빈(30)씨는 “스마트폰 지도 애플리케이션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 없이도 네비게이션처럼 목적지까지 방향과 예상시간까지 알려주니 이보다 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출장이 잦은 김씨는 “이동할 때마다 하루에 5번이상은 스마트폰 지도를 켠다”면서 지도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찬양했다. 

목적지까지의 방향, 거리, 시간 등을 알려주는 네비게이션은 더 이상 차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걸을 때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스마트폰 지도 앱을 꺼내 목적지를 빠르게 찾는 행동은 많은 사람들에게 이미 일상이 됐다. 네이버, 카카오 지도의 다운로드 수는 이미 1000만건을 훌쩍 넘겼고 구글맵은 매달 전세계 950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들 스마트폰 지도앱들은 지도를 검색하거나 빠른 길을 찾아주는 본질적인 기능은 모두 같지만 각자 다른 방식으로 진화를 꾀하고 있다.

네이버 지도를 이용하고 있는 사용자. 광고 캡처.
◆ 네이버 지도 '오프라인을 온라인으로'

네이버 지도는 오프라인을 온라인으로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 플레이스’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8월 출범한 네이버 플레이스는 온·오프 사업자와 활발한 제휴에 나섰다. 식신, 망고플레이트, 포잉 등의 업체들과 식당정보를 야놀자와 여기어때와 숙박정보, 지자체와 함께 축제정보까지 공유하고 있다. 이런 정보는 네이버 지도에 반영된다.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백반 위크’를 통해 시장 골목골목의 맛집을 찾아다니고 있다. 지차체의 지역 기자단이 동네 맛집을 답사하고 메뉴, 가격, 위치 등의 정보를 네이버의 온라인 데이터베이스(DB)에 구축하는 식이다. 사용자는 네이버 지도를 통해 각 장소에 대한 리뷰나 블로그 콘텐츠를 보고 목적지를 정할 수 있다. 네이버 지도는 하나의 앱 안에서 네비게이션, 택시, 대중교통 정보까지 이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네이버 지도는 서비스 강화를 위해 3차원(3D) 지도를 개발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연구개발(R&D)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랩스는 지난 3월 국내 3차원 지도 전문기업인 에피폴라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향후 네이버 지도에 3D 콘텐츠를 만들고 자율주행차, 로봇 등 연구 과제에서 동반성장 효과를 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카카오 맵의 3D 스카이뷰 기능. 출처=카카오

◆ 빅데이터를 이용한 장소 추천...새로운 기능으로 무장한 카카오 맵

카카오 맵은 지난해 9월 출시했다. 비교적 최근 등장한 만큼 과거 다음지도보다 발전한 새로운 기능들이 눈에 띈다.

카카오 맵은 빅데이터를 이용한 '장소 추천시스템'을 구축했다. 카카오 맵은 지난 14일 사용자들이 많이 찾는 장소 및 지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예를 들어 카카오 맵에서 ‘중국집’을 검색하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중국집 순으로 리스트를 니열하는 식이다. 인기 음식점의 경우 방문자들의 성별, 연령대, 많이 방문하는 요일, 시간대 등도 그래프로 나타난다.

주변추천정보도 카카오 맵의 특색이다. 주변추천정보 탭을 누르면 날씨, 추천 맛집, 주변 검색어, 갈만한 곳, 축제, 영화 정보까지 다양한 지역 정보가 표시된다. 카카오톡 주문하기와 연동된 프랜차이즈 매장을 선택하면 메뉴와 가격을 보고 바로 음식을 주문할 수도 있다.

카카오 맵은 국내 지도 서비스 중 가장 앞서 벡터 방식을 도입해 지도의 확대/축소와 회전이 가능하다. 3D 스카이뷰도 제공하여 지도를 3차원으로 볼 수 있다. 건물의 높이나 생김새 등의 파악이 가능해 사용자는 더 효과적으로 목적지를 찾을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아람 바톨(Aram Bartholl)이 공공미술 `MAP` 프로젝트로 전세계에 설치한 구글핀. 구글핀은 구글지도에서 위치를 표시하는 문양을 뜻한다. 출처=Design Observer

◆구글 지도, 사용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지도

구글의 지도 애플리케이션인 '구글 지도'는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한다.

구글 지도의 사용자는 메뉴에서 ‘참여’라는 탭을 통해 새로운 장소를 직접 등록할 수 있다. 장소를 등록할 때마다 사용자는 포인트를 얻게 되는데 이를 통해 레벨을 올릴 수 있다. 처음 등록한 구글 지도 사용자는 장소를 추가할 때마다 1포인트를 얻을 수 있고 레벨이 오를 때마다 쌓이는 포인트가 늘어난다.

또 사람들이 제안한 주변 장소 정보가 사실인지 확인하거나 누락된 정보를 추가해도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사용자는 레벨과 포인트를 통해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구글 드라이브의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구글 지도의 API는 다른 서비스와 연동이 쉬워 많은 기업 서비스와 연동이 돼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배달음식, 호텔예약, 맛집 등을 다루는 기업들이 구글 지도를 사용하면서 관련정보가 알아서 DB에 등록되고 있다. 카풀서비스인 풀러스, 배달서비스인 요기요, 호텔예약서비스인 ‘데일리호텔’ 등 다양한 기업이 구글 지도를 통해 지도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 지도의 대표적인 기능 중 하나는 위치공유다. 지난 3월 추가된 이 기능은 자신의 실시간 위치를 친구 및 가족에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 및 정보 공개로 인한 스토킹 등 범죄 가능성’의 이유로 아직 일부국가에선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구글의 위치공유기능은 작동하지 않고 있다.


마케팅 기업인 와이즈앱이 지난 2월 한 달간 전국 2만6898명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네이버 지도, 구글 지도, 카카오맵 순으로 사용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동안 전국 808만명이 ‘네이버 지도’를 애용했으며 구글 지도는 766만명, 카카오지도는 309만명이 이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도 기술은 자율주행차, 로봇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그 중요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IT기업들의 다양한 정보와 초정밀지도를 향한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도 서비스는 이제 위치를 파악하거나 경로를 안내하는 기능이 전부가 아닌 시대”라면서 “사용자와 기업, 장소 등 다양한 정보를 연결할 수 있도록 지도 서비스는 종합적인 발전을 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