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제갈량의 흔적… 삼국지로의 여행 ‘삼고초려의 무대’ 中 융중 & 샹양고성 입력 2014-06-05 16:48:45, 수정 2014-06-06 13:31:52 ![]() 고융중에 가면 역사적 인물이 살던 땅이 의외로 작은 산골이라는 데 놀란다. 소박한 자연환경은 제갈량의 신화화된 비범함과 선명하게 대비된다. 고융중은 샹양 서쪽으로 13㎞ 떨어진 서산에 둘러싸여 있다. 우뚝 솟은 산이라 ‘융중’이란 이름이 붙었다. 바로 눈앞이 산으로 막힌 전형적인 산골이다.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넓은 평야와 장대한 한수 물줄기를 놔두고 제갈량은 왜 산골에 숨어들었을까.
제갈량의 집은 융중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집터는 오래전 다른 이의 차지가 됐다. 명 태조 주원장의 6대손인 주견숙의 무덤과 비석이 이곳에 들어섰다. 명당은 명당인 모양이다. 다행히 제갈량이 마시던 우물 육각정은 1800년이 지난 지금도 맑은 물을 길어내고 있다. 깊이는 5m쯤. 중국에서는 집 앞에 우물을 만드는 것이 보통이다. 집 뒤에 우물을 쓰면 후손이 끊어진다고 여긴다.
융중에 가면 먼저 제갈량을 모신 무후사를 지난다. 제갈량 사당은 그의 사후 361년에 현지인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뒤 수리와 증축을 거듭했다. 겹겹의 건물이 경사진 지형을 타고 올라앉아 있다. 이외에 삼고초려와 융중대책을 기념한 삼고당, 도원결의를 기리는 삼의전 등이 발길을 붙든다.
성에 오르면 넓은 한수 너머로 현대식 빌딩이 들어선 샹양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 강을 사이에 두고 관우와 조조의 군대가 대치했다고 한다. 반대편으로는 청 말기 건물을 복원한 고풍스러운 동네가 보인다. 10여년 전 콘크리트 건물에 벽돌을 붙이는 식으로 복원했다 하나, 겉보기에는 그럴듯하다. 건물은 옛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거리를 거니는 주민들의 모습도 과거로 돌아간 듯 느긋하고 정겹다. 당장이라도 누군가 2층 창을 열고 ‘어이’하고 부를 듯 하다. 샹양은 내륙 지역이라 전쟁을 적게 겪다 보니 유명인사들이 많이 은거했다. 제갈량과 방통을 제자로 둔 사마휘가 대표적이다.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형주의 주 무대라 역사적 일화를 많이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샹양(중국)=송은아 기자 sea@segye.com 여행정보=인천공항에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까지 대한항공 직항 노선을 이용할 수 있다. 2시간쯤 소요된다. 항공편으로 상하이까지 간 뒤 중국 국내선으로 갈아탈 수도 있으나 시간이 오래 걸린다. 우한은 인구 1000만명의 대도시로 한창 개발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곳곳에 교통 체증이 발생한다. 우한 어느 지역에 묵느냐에 따라 시내를 빠져나오는 시간이 달라진다. 우한에서 서북쪽으로 280㎞쯤 올라오면 샹양, 우한에서 서북쪽으로 440㎞ 달리면 우당산이다. 우한에서 우당산지까지 차로 이동하는 거리는 5∼6시간 잡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