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컬럼]'세테리스 파리부스(ceteris paribus)’의 함정 입력 2013-07-29 13:15:42, 수정 2013-07-30 10:57:27 [정세현의 경영컬럼] 모든 경제학원론 교과서의 첫 장에서는 ‘세테리스 파리부스(ceteris paribus)’ 원칙을 가르친다.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이라는 의미의 라틴어다. 경제현상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너무 많아 이를 일일이 고려하면 어떤 경제학 법칙도 현실에 적용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꼭 필요한 변수 이외 나머지 변수는 사실상 없는 것으로 간주하여 설명하는 것이다. 어떤 물건의 가격이 오르면 이 물건을 찾는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은 굳이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이다. 하지만 항상 그럴까? 현실은 아니다. 국내에서 중저가 브랜드로 유명한 한 의류회사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서 접근했다. 정부의 정책에도 이러한 사례는 많이 발견된다.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대형 마트의 일요일 영업 시간을 제한하면 주부들의 발걸음이 자연스레 재래시장을 향할 것이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형 마트가 일요일에 문을 닫는 다는 것을 알고 토요일에 미리 장을 보던지 월요일까지 참는 경우가 더 많다. ‘ceteris paribus’ 가정은 여타 조건이 불변하는 짧은 기간의 시장경제의 가격분석을 하는 경우에 한정해 유용하다 말할 수 있다. 경제학자들은 그러한 가정에 따른 가격분석을 ‘비교 정태분석(comparative static analysis)’이라 부른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경제변수들이 변동할 가능성은 일단 논외로 하고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의미다. 현실의 경제학은 이론의 경제학보다 어렵다.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한 경우는 현실에서 많지 않다. 현실 선택의 문제는 일차함수 보다는 다 차원의 복합함수가 대부분이다. 섣부른 정책 시행이 의도한 바와 다른 결과를 가져오고, 기업 운영에 있어서도 당초 계획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이러한 이유다.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는 공직자들과 기업의 경영자들을 ‘ceteris paribus’ 즉 ‘여타조건은 불변’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만들어진 계획은 자기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여타 조건의 변동’ 때문에 실제로는 기대한 효과를 얻기가 어렵다는 현실의 사례를 유념해야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