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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 "청와대 새 주인을 맞이하라" 취임식 경호준비 이상무

18대 대통령 취임 D-12… 경호처 훈련장을 가다

제18대 대통령 취임을 10여일 앞두고 청와대에서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그중에서도 경호처는 당선 확정 시점부터 전담경호팀을 파견해 당선인 경호임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당선인 경호와 대통령의 경호는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다. 25일 취임식 행사를 앞두고 ‘얼굴없는 그림자’ 역할을 하는 대통령 경호관들은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 것일까. 

완벽 경호 올해로 창설 50주년을 맞은 경호처가 ‘대통령 경호실’로 복원된다. 사진은 경호종합시범 중 경호관들이 서행하는 요인 차량을 경호하는 모습.
대통령실 경호처의 협조로 경기도 모처에 위치한 경호종합훈련장을 찾았다. 검은색 훈련복 차림의 남녀 경호관들이 취재진을 맞이하는 표정은 예사롭지 않았다. 특유의 날카로운 눈빛으로 외부인을 경계하는 듯했다. 물론 방탄복까지 착용하고 실탄 사격을 하는 경호관들이기에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을 것이다. 

태극기 앞에서… 한 경호관이 대형 태극기 앞에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이날 훈련은 경호 대상자가 행사장에 도착해서부터 떠날 때까지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위해상황에 신속·정확하게 대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군중 속에 섞여 있던 위해자가 행사장에 입장하는 경호 대상자를 향해 폭발물을 투척하자 측면에 있던 경호관이 몸을 날려 폭발물을 감싸 안았고 다른 경호관들은 순식간에 경호 대상자를 차량에 탑승시켜 현장을 벗어났다. 

무술은 기본 경호무도 시범 중 한 경호관이 칼을 든 위해자를 발차기로 제압하고 있다. 경호관들은 태권도, 유도 등 각종 무도 공인 3단 이상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만일 실제 상황이라면 근접 경호관들이 위해자를 제압했겠지만 훈련에선 제압이 뒷전으로 밀려난 듯해 “위해자 제압은 언제 하느냐”고 교관에게 질문을 던지자 “근접 경호관들은 위해자를 제압하는 것보다 경호 대상자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게 최우선”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대피 소요시간을 확인한 교관은 만족스럽지 않은지 몇 차례 더 반복시킨 뒤에야 다음 훈련을 진행했다. 

몸을 던져… 경호종합훈련 중 한 경호관이 테러리스트가 던진 폭발물을 몸으로 감싸안고 있다. 경호관들은 위급한 상황에서도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강도 높은 훈련을 받고 있다.
이어진 훈련은 도보대형 사격훈련이었다. 도보로 이동하며 근접경호를 펼치던 경호관들이 표적이 나타나자 순식간에 총을 뽑아 정확히 표적들을 제압해 나갔다. 

표적 제압 종합사격훈련에 참가한 경호관들이 표적을 향해 사격하고 있다. 경호관들은 세 방향에서 무작위로 출몰하는 표적을 2초 이내에 제압해야 한다.
공수 훈련 경호처 신임 경호관들이 특전사에서 공수훈련을 받고 있다. 신임 경호관들은 6개월간의 강도 높은 훈련을 거쳐 정예 경호요원으로 거듭나게 된다.
 
어학은 필수 경호관들이 원어민 영어강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해외순방 또는 외빈 방한 등 경호업무에서 어학실력은 필수이다.
2013년은 경호처 역사에서 뜻 깊은 해라 할 수 있다. 1963년 대통령 경호실로 출범한 경호처가 올해로 창설 50주년을 맞는다. 또한 장관급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5년 만에 조직의 위상이 ‘환원’된다. 일부에서 ‘권력기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재기하지만, 대통령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곧 국민의 안위를 지키는 것이라 다짐하며 새롭게 출발하는 ‘대통령 경호실’의 든든한 모습을 기대해 본다. 

사진·글 남제현 기자 jeh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