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은 ‘차분’ 디자인과 소재는 ‘튀고’ ‘2012 추계 서울패션위크’로 본 내년 트렌드는 입력 2012-10-29 17:08:01, 수정 2012-10-29 18:08:53 ‘색깔은 차분하게, 디자인과 소재는 파격적으로!’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자주 보인 컬러는 단연 검정과 흰색이었다. 화려한 펑크 스타일의 스티브 제이 앤 요니 피(Steve J&Yoni P)마저 순백색 원피스를 입은 소녀감성으로 변신했을 정도다. 색깔은 심심할 정도로 차분한 반면 소재는 다양하고도 과감하게 활용됐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관능적인 시스루 소재부터 비닐·실크·매시·PVC 등 다양하게 적용됐으며, 성격이 다른 소재들의 과감한 믹스매치는 신선했다. 특히 시스루를 아예 주제로 정한 김기호·하시가미 모모코를 비롯해 시스루를 사용하지 않은 디자이너가 손에 꼽힐 정도로 대부분의 런웨이에서 시스루 소재의 다양한 변신을 볼 수 있었다. 봄·여름 컬렉션임에도 불구하고 가죽 소재를 애용한 디자이너들이 많았다. 이주영은 가죽 사파리에 소매만 시스루를 적용해 소재의 강렬한 대비를 보여줬으며, 조성아는 니트와 가죽을 섞은 조끼와 재킷을 선보였다. 앞뒤·좌우가 다른 비대칭 디자인도 주요 트렌드로 부상할 것 같다. 이재호는 앞은 슈트지만 뒤는 바람에 휘날리는 가벼운 소재의 윈드 브레이커(바람막이)가 합쳐진 재킷과 짧은 트랜치 코트에 줄무늬 윈드 브레이커 소재를 덧댄 디자인 등 정장과 스포티즘을 결합했다. 이지연은 앞은 짧고 뒤는 긴 치마와 셔츠를 다양하게 전개했으며, 김수진은 한쪽은 긴 소매, 다른 한쪽은 민소매인 셔츠를 선보였다.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특정 주제를 정해 개성 강한 패션을 선보인 디자이너들도 있었다. 이상봉은 만개한 꽃을 형상화한 듯한 드레스에 수십 마리 나비가 살포시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 입체적인 드레스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구연주·최진우도 빨강·노랑·파랑 등 다양한 색깔의 나비 프린트 의상으로 나비 패션에 합류했다. 이학림은 영국 근위병의 모자를 과장되게 표현한 모자부터 모히칸 머리스타일, 바지와 치마를 결합한 듯한 배기팬츠와 체크무늬 재킷, 굵직한 버클 장식의 라이더 재킷 등 영국 펑크록을, 박윤수는 가죽 소재에 반짝이는 주얼리 장식의 모자, 호랑이 프린트와 백팩, 데님으로 힙합 패션을 선보였다, 송혜명은 해골 캐릭터, 어지러운 타투 프린트, 화려한 스와로브스키 장식으로 어두운 영혼을 가진 거리 패션을, 김경민은 야구 점퍼, 빛바랜 데님으로 1990년대 거리패션을 표현했고, 여행과 휴가를 콘셉트로 한 고태용은 줄무늬의 마린 룩과 미국의 명문 사립학교 교복 스타일인 프레피(Preppy Look)룩으로 밝고 경쾌한 소년 감성을 각각 선보였다. 독특한 모자 패션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