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분한 서울을 이야기가 있는 도시로” 한강 나들목 프로젝트 참여 홍택·김찬중 시스템랩 공동대표 입력 2009-06-30 17:10:21, 수정 2009-06-30 22:04:53 “새로운 건축은 단조롭고 따분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죠.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 사람들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고, 그러면 새로운 가능성이 생깁니다.” 건축설계사무소인 시스템랩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홍택(42)·김찬중(40) 공동대표는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도시를 꿈꾼다. 건축계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그룹인 이들은 고려대 건축공학과 선후배 사이. 각자 따로 일을 해오다 2005년 의기투합해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이들은 개인의 주거공간부터 기업의 지점이나 사무실, 카페, 공공건물 등 갖가지 건물을 설계했다. 최근에는 공공사업인 한강 나들목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가 ‘한강 르네상스’ 일환으로 진행 중인 한강 나들목 사업은 한강둔치로 진입하는 터널 25군데를 리모델링하는 사업이다. 4팀 중 1팀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들은 잠실과 여의도에 설치하는 터널을 플라스틱 외벽으로 만들었다. 플라스틱은 건축 자재로 생각하기 쉽지 않은 데다 무엇보다 경제적이다. 또 2010년 완공될 예정인 압구정 터널은 천장에 플라스틱으로 만든 고드름을 촘촘히 매달고, 여기에 천장의 불빛이 어떤 특정한 사람을 따라가게 만들 예정이다. “예를 들면, 두 사람이 함께 가는 경우에 불빛이 생길 수도 있고, 빨간 옷을 입은 사람만 따라갈 수도 있어요.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공개하지 않겠지만, 시민들이 이 터널을 지나면서 저절로 비밀을 풀 수 있게 되겠지요.”
올해 초 연희동 골목 가에 들어선 전시공간인 연희동프로젝트도 눈에 띈다. 연희동에 뜬 독특한 흰색 코팅 외벽의 건물로 관심을 모은 이 건물은 ‘냉장고 같다’고 알려졌지만, 사실 휴대전화기에서 착안했다. “오늘날 미술은 완전한 순수 영역이라기보다는 거래가 되는 일종의 상품이잖아요. ‘상품’(product)이라는 키워드에서 착안해, 이 시대 가장 대표적인 ‘상품’인 휴대전화기를 본떴어요. 휴대전화기의 매끈한 외벽과 둥그스름한 모서리 등도 건축에 그대로 가져왔어요.”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지만, 이들은 예술가와 다르다. 건축은 한번 지어지면 수십년 또는 수백년 이어지는 공공건물이기 때문이다. “예술가가 자기 세계를 표현하는 것이라면 건축가는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공공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또 투자를 하는 건축주를 고객으로서 만족시켜야 하는 서비스업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건축주의 의도대로만 하기보다는 건물이 도시와 주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 공공성이 살아나도록 해야 합니다. 건축주는 기존 건물처럼 안전한 길로 가고 싶어하죠. 하지만 우리는 새로운 것을 시도해 도시에 활력을 주고자 합니다. 이는 건축가의 사회적 직무입니다.” 나아가 이들은 사람들의 문화적 인식을 바꾸고 싶다고 덧붙였다. “독특한 건물이 생기면 사람들은 당장은 외관의 신기함에 반응하겠지만, 더 넓게 봐서 건축을 통해 사람들이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하고 싶습니다. 건축가로서 문화적 인식을 전환하는 데 사명감을 갖고 있습니다.”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