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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약

자극성 하제가 문제...상복땐 장기능 저하

약국을 찾는 여성 가운데 상당수가 변비약 애용자다. 이 여성들의 특징은 변비약을 두루 섭렵했다는 것과 변비약을 남용 말 것을 당부하면 코방귀를 뀐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변비약 장기복용에 따른 상처를 입고 새로운 형태의 약을 찾아 기웃거리는 사람도 늘고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불규칙하게 식사하는 현대인들은 걷거나 운동할 기회마저 적어 변비로 고생하는 일이 잦다. 대부분 섣불리 약이나 건강식품으로 변비를 해결하려 하지만 자칫하면 변비가 더 심해지거나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변비약 가운데 빈번하게 사용되면서 부작용이 문제되는 게 자극성 하제(下劑.둘코락스 에스)다. 장점막을 자극, 장 운동을 촉진해 배변시키는 자극성 하제는 효과가 빠르고 강력하지만 만성적으로 쓰면 의존성이 생겨 먹는 양이 계속 늘어난다. 또 장 운동능력이 저하되고 장점막이 예민해지면서 경련이 발생, 오히려 변비가 악화된다. 심한 복통을 일으키기도 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일주일 이상 계속 사용하지 말도록 권고한 바 있다.
알로에 차전자 센나 결명자 카스카라 피마자 등의 식물에서 추출한 식물성 하제(아락실 비코그린 변락 노회 피마자유) 역시 장시간 사용하면 장 기능을 악화시킨다.
둘코락스 에스와 메이킨 같은 제품에 복합 처방돼 있는 연화성 하제는 변을 수분이나 지방으로 적셔 부드럽게 하는데 장기 변비에는 효과가 없다. 또 기름 종류인 윤활성 하제는 피막을 형성, 미끄럽게 해 변의 통과를 쉽게 하지만 지용성 비타민 흡수와 소화작용을 저해하는 부작용이 있다.
가장 좋은 변비약은 단연 식이섬유다. 양상추 브로컬리 오이 당근 같은 야채류와 다시마 미역 같은 해조류, 현미 밀기울 같은 곡류에는 질 좋은 섬유소가 충분히 들어 있다. 식이섬유 자체가 물을 많이 소모시키므로 섭취할 때는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최근에는 이를 이용한 건강식품도 많이 나왔다.
팽대성 하제(마그밀 뮤타실 다이어트라)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 1차 변비 치료와 만성변비에 쓰인다. 물을 흡수해 부피가 커진 팽대물이 장의 연동운동을 항진시켜 배변을 쉽게 하는데, 효과가 늦은 단점이 있고 장이 좁아지는 장협착증이나 장폐쇄증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내분비장애나 대장-항문질환 등의 원인이 아닌 한 변비에는 생활습관 개선과 배변훈련, 식이요법이 약보다 우선돼야 한다.

<사진>일부 변비약의 부작용이 문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