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제한속도 준수, 피해자 발견 어려운 상황”
야간에 도로 위에 떨어진 철제 구조물을 피하려다 선행 사고 현장에 서 있던 운전자를 치어 숨지게 한 50대 운전자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고 당시 피해자가 철 구조물에 가려져 있었고 사고를 예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운전자의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전주지법 정읍지원 형사1단독 정성화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A(50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 15일 오후 8시19분쯤 전북 부안군 하서면의 한 도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도로 위에 서 있던 B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는 B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1t 트럭 간 추돌사고가 먼저 발생한 상태였다. 이 충격으로 철제 구조물이 도로 위로 떨어졌고, B씨는 차량에서 내려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편도 2차선 도로의 2차로를 주행하던 A씨는 도로 위 철제 구조물을 발견하고 이를 피하기 위해 1차로로 차선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B씨를 충격했다.
검찰은 A씨가 전방주시 의무를 소홀히 해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A씨 측은 야간이었던 데다 피해자가 철제 구조물에 가려져 있어 사고를 예견하거나 회피하기 어려웠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한국도로교통공단의 사고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철 구조물과 트럭 전면 사이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야간이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으로서는 철 구조물에 가려진 피해자를 발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고 당시 피고인 차량은 제한속도 시속 80㎞ 구간에서 시속 68.1∼71㎞로 운행해 제한속도를 준수했다”며 “사고 발생 결과만으로 피고인이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고, 도로에 떨어진 철 구조물을 피하기 위해 차선을 변경한 행위 자체도 과실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자동차 운전자는 통상적으로 예견되는 사태에 대비해 결과를 회피할 수 있을 정도의 주의의무를 다하면 된다”며 “따라서 이 사건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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