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노동자 87% 중증 증상 경험
고열조리 식단 조정 등 대책 촉구
경기 부천시 소재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근무하는 급식 노동자 정모씨는 매년 여름마다 겪는 온열질환 증상을 호소했다. 정씨는 “더워지면 몸에 땀띠가 가득 피어난다”며 “해마다 반복되는 지옥”이라고 했다.
올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고된 가운데 위생복을 입고 뜨거운 음식을 조리할 때 생기는 조리 열기 앞에 서서 일하는 급식 노동자 대다수가 온열질환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는 9일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고용노동부의 지침 등이 현장에서 지켜지고 있지 않다며 실질적인 폭염 대책을 촉구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지난달 21∼29일 전국 학교 급식·청소·시설 노동자 585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 점검 결과 학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중증 온열질환 증상을 호소했다. 설문에 응답한 급식 노동자의 87.4%(333명), 청소 노동자의 65.9%(112명)는 자주 또는 가끔 온열질환을 경험한다고 답했다. 급식 노동자의 31%(118명), 청소 노동자의 7.6%(13명)는 온열질환을 자주 경험한다고 응답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7월 산업안전보건기준규칙 개정을 통해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일 때 2시간 이내 20분 이상 휴식을 의무화했지만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응답자의 61.5%(360명)가 이 조항이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핵심 보호 수단인 보랭장구 미지급(64.4%), 온습도계 비치 및 기록 미흡(52%), 민감군 보호 및 작업시간 단축 미흡(54.7%)도 지적됐다.
서울지부는 급식 노동자가 일할 때 방수 앞치마, 마스크, 고무장갑 등을 착용하는 점을 고려해 작업자가 느끼는 체감온도를 산출하기 위해 ‘의복보정치’를 도입하고, 폭염 시기만이라도 고열 조리 식단을 의무 조정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만재 서울지부장은 6·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을 향해 “학교현장 산업재해 예방이 핵심 공약이었다”며 “직접 학교에 방문해 급식·미화·시설 노동자들이 일하는 환경을 경험하고 실제 학교 노동자가 느끼는 온도에 따른 적절한 휴식과 작업중지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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