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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검사로 알츠하이머 ‘치료 적기’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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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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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혈액검사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단계를 파악하고, 치매 신약 치료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가의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 없이도 치료에 적합한 환자를 선별할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조한나 교수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신경과 김한결 교수, 미국 세인트루이스 C2N Diagnostics 공동 연구팀은 혈액 내 특정 단백질인 ‘인산화 타우217(p-tau217)’ 수치가 뇌 속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의 축적 단계를 예측하는 핵심 지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속에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오랜 기간 쌓이고, 타우 단백질이 신경세포 안에서 엉키면서 신경세포 손상과 사멸이 진행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기억력과 언어능력, 인지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치매 치료는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데 그쳤지만, 최근에는 뇌에 쌓인 아밀로이드를 제거해 병의 진행을 늦추는 신약들이 등장하면서 치료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다만 이들 치료제는 병이 많이 진행된 뒤에는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시기를 정확히 찾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이를 ‘치료 황금기’로 보고, 혈액검사만으로 이 시기를 예측할 수 있는지 분석했다. 아밀로이드가 뇌에 쌓여 있지만 타우 병리가 아직 초기 또는 중등도 단계에 있는 환자를 선별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팀은 강남세브란스병원 기억장애 클리닉에서 PET 검사와 혈액검사를 모두 받은 환자 237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대상자는 인지기능이 정상인 경우부터 경도인지장애, 치매 단계까지 다양한 상태의 환자들로 구성됐다.

 

먼저 PET 영상 분석을 통해 참여자들을 알츠하이머 연구 표준 병기 체계인 아밀로이드 침착 단계와 타우 엉킴 단계로 분류했다. 이후 혈액 바이오마커 수치가 PET 기반 병기를 얼마나 정확히 예측하는지 평가했다.

 

분석 결과 혈액 내 p-tau217 수치는 뇌 속 아밀로이드 침착 단계와 타우 엉킴 단계를 높은 정확도로 예측했다. 특히 초기 아밀로이드 축적을 감별하는 능력은 AUC 0.96, 중등도 이상의 타우 축적을 확인하는 능력은 AUC 0.92로 나타났다. AUC는 진단 정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판별 성능이 높다.

 

연구팀은 확률 기반 모델링을 통해 치매 신약 치료 효과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p-tau217 범위도 제시했다. 치료 황금기에 해당하는 혈액 p-tau217 수치는 약 1.895~5.077pg/mL였다. 이 범위에 속하는 환자는 뇌 속에 아밀로이드가 축적돼 있지만 타우 병리는 아직 초기·중등도 단계에 있어, 신약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한나 교수는 “혈액검사로 알츠하이머의 뇌 속 병리 단계를 PET 수준의 정밀도로 파악하고, 지금이 치료를 시작할 최적의 시기인지 판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며 “혈액 p-tau217 결과를 1차 스크리닝으로 활용하고 치료 황금기 범위에 드는 환자만 PET으로 확인하는 전략을 세우면 진료와 검사 효율을 높이고 환자 부담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병 분야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및 치매’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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