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구두는 계속 걷고 싶어하는데 이제 와서 발을 빼기가 미안해졌다 대관령을 넘어 한참을 걷다보면 구름이 낮게 내려앉아 있는 푸른 초원이 나오고 여기저기서 소 울음소리가 난다 쇠똥냄새가 난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네 잎 클로버나 찾자 풀밭을 더듬다가 맛있어 보이는 풀을 뜯어먹고 젖소들 사이를 왔다갔다 따뜻한 햇살을 만끽하는 평화로운 주말 오후인데 갑자기 트럭이 나타나 고리로 내 코청을 꿰더니 어디론가 실어갔다
-시집 ‘초절임 생강’(문학동네) 수록
●차성환
△1978년 서울 출생. 2015년 ‘시작’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 시집 ‘오늘은 오른손을 잃었다’ 등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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