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기술보다 가격 우위 ‘저가경쟁’
전동차 납품 지연에 품질 등 논란
서교공, 2025년 추가비용 112억 발생
李대통령 ‘다원시스 지연 사태’ 질타
기술·재무 등 종합심사 방식 검토
최저가 포기 땐 中企 배제 우려도
“단계별 이행 관리 등도 검토돼야”
상습적으로 전동차 납품을 지연시킨 철도차량 제작업체 다원시스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가 사기를 당한 것 같다”고 지적한 뒤 공공철도 입찰 구조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현행 최저가 입찰 방식이 계속해서 납기 지연과 품질 논란을 일으키는 등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다원시스는 2018~2019년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체결한 ‘ITX-마음’ 전동차 358량 공급 계약에서 대규모 납품 지연을 겪은 철도차량 제작업체다. 이 회사는 납기 이행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2024년 추가로 116량을 수주해 도마에 올랐다.
서울교통공사도 2020~2021년 노후 전동차 교체를 위해 다원시스와 4호선, 5·8호선 전동차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총 3356억원의 선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4호선 일부 물량만 납품됐을 뿐, 5·8호선 전동차는 한 칸도 납품되지 않았다. 4호선 전동차 역시 당초 납품 기한을 1년 넘겨 지난해 말에야 납품이 완료됐다. 이로 인해 노후 전동차 유지·보수 비용이 늘어나 지난해 말 기준 약 112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으며, 서울교통공사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배경으로는 공공철도 발주 구조 자체가 지목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이 서울교통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해 12월 19일 서울 지하철 6·7호선 노후 전동차 교체를 위해 신규 전동차 376칸 구매 사업을 조달청에 의뢰했다. 입찰 방식은 기술평가를 통과한 업체 중 최저가 낙찰을 적용하는 구조다.
이 방식은 1단계 기술평가에서 품질, 보유 기술, 신용평가 등급, 납품 이행 능력 등을 종합 평가해 일정 기준 점수(85점) 이상을 받은 업체만 2단계 가격 평가 대상에 포함시킨 후 최종 낙찰자를 결정한다. 전동차 구매 비용을 낮추고, 사후 감사에 따른 책임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아 공공기관들이 선호해온 방식이다.
반면 ‘협상에 의한 계약’은 기술·가격 제안서를 종합 평가해 고득점 순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하는 방식으로, 기술 점수와 가격 점수를 함께 반영한다. 그럼에도 서울교통공사 등 주요 철도 운영기관은 구매 예산 부담을 더는 최저가 입찰을 중심으로 전동차를 발주해왔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철도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일보 통화에서 “(최저가냐 협상이냐는) 입찰 방식의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철도 차량 제작 역량을 갖춘 업체가 정상적으로 수주해 책임 있게 공급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에 국토교통부와 코레일 등 관계기관은 공공철도 기술평가 개선 방향과 해외 입찰 사례 조사를 진행 중이다. 기업의 기술력뿐 아니라 생산 능력, 재무 건전성, 납기 이행 이력까지 함께 평가하는 종합심사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다만 제도 개편 과정에서 중견·중소 철도차량 업체가 공공시장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동규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독일이나 영국처럼 사전에 생산 능력을 엄격히 검증하고 공급망 리스크를 제도적으로 반영하는 구조로 전환하되 과도한 능력 평가로 인한 (대기업 등의) 독과점 문제를 막기 위해 분할 발주나 단계별 이행 관리 방식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기업 출신 부총리의 ‘탈관료주의’](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12/128/20260212521863.jpg
)
![[기자가만난세상] ‘코리아하우스’의 달라진 위상](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12/128/20260212521793.jpg
)
![[세계와우리] 서방 제재 4년을 버틴 러의 내구력](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12/128/20260212521856.jpg
)
![[기후의 미래] 언론의 ‘에너지 편식’ 괜찮을까](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12/128/20260212521809.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