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노인들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늦게까지, 가장 많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만으로는 기본적인 생활이 힘든 현실과 은퇴 후 연금 수령까지 이어지는 소득 공백기가 고령층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대 수명은 늘어나는 데 비해 ‘꿈의 직장’인 대기업에서도 정년을 채우고 퇴직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으로, 실직이나 퇴직을 대비해 자격증을 따는 중장년층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만 55~59세 인구의 '주된 일자리'(가장 오래 일한 일자리) 퇴직 비중은 55.3%에 이른다.
법정 정년 연령에 도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절반 이상이 주된 일자리를 퇴직했다는 의미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산업인력공단의 '2024년도 수험자 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자격증 취득을 위해 도전하는 중장년층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전체 국가기술자격 필기 접수자는 총 304만3623명으로, 이 중 50세 이상 중장년층이 13.8%(42만441명)를 차지했다.
절대적인 숫자는 20대(126만1163명)나 30대(60만8335명)보다 적지만, 전체 인원 중 중장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하게 늘고 있다.
2015년 50세 이상 수험자는 15만3493명이었으나 증가를 거듭해 2021년에는 32만5521명으로 6년 새 2배로 늘었다.
이후 2023년에는 40만6729명, 지난해는 42만441명으로 최근에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60세 이상 수험자는 2015년 2만4071명에서 지난해 11만6121명으로 5배 가까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2015~2024년) 20대 증가율 20.4%, 30대 33.8%, 40대 44.2%에 비해 큰 폭의 상승률이다.
중장년층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자격증은 지게차운전기능사와 한식조리기능사로 나타났다. 60대 남성도 비슷했다. 모두 중장년이 재취업하기 용이한 직업군과 관련 있다는 것이 공단 측 설명이다.
중장년층의 자격증 취득 이면에는 이들 연령대의 재취업이 쉽지 않은 현실이 있다.
40~50대의 평균 재취업 기간이 1년 이상인 데다 그나마 찾을 수 있는 일자리도 이전보다 임금이 낮은 저임금 일자리다.
전경련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에 따르면 퇴직 후 취업 소요 기간은 40대 12개월, 50대 13.6개월, 60대 19.1개월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자격증이 있으면 그나마 취업에 유리한 카드를 쥘 수 있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한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한국의 65세 이상 고용률은 37.3%(2023년 기준)로 OECD 평균인 13.6%를 훌쩍 뛰어넘어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했다. 한국보다 앞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25.3%)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고령층이 희망하는 근로 연령은 평균 73.4세에 달했다. 이들이 일을 계속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54.4%)’였다. ‘일하는 즐거움’(36.1%)이나 ‘무료함 달래기’(4.0%)보다 생계형 근로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국민연금연구원 오유진 주임연구원이 발표한 ‘국민연금과 고령자 노동 공급’ 보고서를 보면 이런 현상의 근본 원인은 턱없이 부족한 공적연금 수준이다.
2024년 기준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은 약 66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같은 해 1인 가구 월 최저생계비인 134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연금만으로는 생계유지가 불가능해 연금을 받으면서도 일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법적 정년과 실제 퇴직 연령 사이의 괴리에서 오는 ‘소득 공백기’다.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는 1961∼64년생의 경우 63세, 1969년생 이후부터는 65세로 점차 늦춰지고 있다.
직장에서 물러난 뒤 연금을 손에 쥐기까지 최소 10년 이상의 ‘보릿고개’를 겪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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