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임기를 3개월 남기고 사직 의사를 밝혔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강 사장은 이날 KAI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에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2022년 9월 취임한 강 사장의 임기는 3년으로 올해 9월까지다. KAI는 정부 지분율이 35%를 넘는다. 또한 방산업계 특성상 정부의 정책 방향에 민감해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면 사장이 교체됐다.
강 사장 취임 직후 KAI의 실적은 주춤했다. 다른 방산업체들이 폴란드와 중동 등에서 수출 실적을 잇따라 거두며 주가와 매출이 급성장한것과는 대조적이다.
강 사장은 2022년 9월 취임 이후 류광수 당시 부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을 내보내고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의 경영 조치를 단행했으나, 지난 3일 필리핀에서 열린 FA-50 12대 추가 수출 계약 외에는 수주를 하지 못했다.
강 사장 임기 초기에 폴란드와 FA-50 48대 계약을 체결했지만, 취임 10일 만에 이뤄진 것으로 직접적인 관계는 약하다.
강 사장은 중동에 헬기 수출을 시도했으나 수리온 헬기 2대를 이라크에 판매한 것 외에는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
KAI는 지난해 매출 3조6337억원과 영업이익 2407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4.9%, 2.8% 감소하기도 했다.
강 사장이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첫날 사의를 표하면서, 후임 사장 인선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금까지 KAI를 거쳐간 8명의 사장들은 여권에서 활동한 경력을 토대로 한 보은성 인사 성격이 강했다. 하성용 전 사장을 제외하면 군 또는 관료 출신으로서 전문성 논란도 있었다.
강 사장도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군인 모임인 ‘국민과 함께하는 국방포럼’ 공동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이번에도 KAI 사장으로 공군 고위직을 지낸 A·B 장군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차세대 전투기 개발과 첨단 항공엔진 개발 등을 위해선 KAI 내부 사정에 밝고, 엔지니어링 측면에서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는 항공우주업계 전문가가 사장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공급망 문제가 부각되고 있고, 인공지능(AI)과 무인 체계 등 첨단 기술 개발이 절실한 상황에선 엔지니어링 경험에 입각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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