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내부 메시지에서 “우린 황금색”
다음달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최대 경합주 중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감자튀김을 서빙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속으로 뜨끔할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현지 맥도날드는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편지에서 “맥도날드는 선출직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다”라고 밝혔다.
특히 “우리는 빨간색이나 파란색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황금색(We are not red or blue–we are golden)”이라는 재치 있는 메시지까지 포함했다. 공화당이나 민주당의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지 않음을 알리는 동시에 자사 로고의 색상 중 하나인 ‘황금색’을 앞세워 회사 정체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됐다.
편지에는 조 엘링거 사장 등 고위 경영진의 서명이 담겨 맥도날드의 강한 중립성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도 평가된다.
CNN은 “이 회사는 프랜차이즈 모델로 운영되고, 대부분 매장은 독립적”이라며 “소유주가 모회사와의 계약에서 특정 지침을 준수해야 하지만 맥도날드 (본사) 동의 없이 정치인을 초청해 감자튀김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일 대선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북부의 벅스 카운티 피스터빌-트레버스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을 방문했다.
양복 재킷을 벗고 앞치마를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카운터 뒤에서 감자튀김을 만들고 드라이브스루에서 직접 주문을 받았다. 드라이브스루 주문을 받는 창문에서 길 건너 맞은 편에 서 있는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
미국 햄버거 체인인 맥도날드는 음식 및 아르바이트 측면에서 미국 서민 문화의 상징이다. 미국 국민 8명 중 1명은 살면서 맥도날드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이른바 ‘금수저’ 출신으로 수조원대 재산을 가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음식점의 상징인 맥도날드를 찾은 것은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과거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경험과 대비해 자신이 진정한 친서민 후보라는 것을 부각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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