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원도시박람회 예산 처리 촉구 단식농성을 벌였던 최민호 세종시장이 엿새만에 업무 복귀하며 정원박람회 개최 의지를 재차 내보였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세종시의회가 내년도 정원박람회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2026년 4월 개최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졌지만 포기할 순 없다”며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며 개최 시기 등 대안 모색에 나서겠다”고 18일 밝혔다.
최민호 시장은 세종시의회가 정원박람회 조직운영위 구성에 필요한 예산 14억5000만원과 다음달 개최 예정이었던 세종빛축제 예산 6억원을 모두 잘라내자 예산 처리를 촉구하며 지난 6일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그러나 11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 3차 추가경정예산 심의에서도 두 사업 예산은 살아나지 못했다. 이날 단식을 종료하고 병원으로 옮겨진 최 시장은 6일만인 전날 업무에 복귀했다.
최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원박람회를 개최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최 시장은 “많은 시민이 박람회 개최를 위한 자발적 펀드 모집 의견을 주셨다”며 “박람회 개최 시기를 2026년 6월 지방선거 이후로 조정하는 방안 등 세종시가 정원도시로 발돋움하는 비전 실현을 위한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노력과 기대효과를 고려하면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아쉬움이 크다”며 “박람회를 포기하면 이미 투입된 시비 10억원, 국제행사 승인, 정부안에 반영된 국비 77억원이 모두 무위로 돌아가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원박람회박람회는 최 시장의 핵심공약사업으로 애초 내년 4월 개최를 구상했으나 재정 여건으로 한 해 늦췄다. 정원박람회 시기에 대해 최 시장은 또다시 1년 뒤로 미루는 것에선 반대 입장을 냈다. 그는 “2027년엔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가 열리고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며 “같은 해에 정원박람회까지 여는 건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최 시장이 내년 하반기에 개최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 시장은 “다음 주 시간의 대부분 할애해 지역 종교계·노인회 등 시민을 비롯, 시의원들과도 대화를 나눠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당장 다음달 개최가 무산된 세종빛축제는 시민축제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일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빛 조형물을 설치하거나 성금을 내서 빛축제를 해보겠다고 한다”며 “겨울철 침체될 수밖에 없는 지역상권을 살리고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할 ‘시민 중심의 빛축제’를 추진해보겠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이 다수로 최 시장 입장에서 ‘여소야대’인 시의회와의 관계에 대해선 ‘협치’에 나서겠다고 했다.
최 시장은 “앞으로는 관례에 매몰되지 않고 상호 존중하지 않는 문화에 대해서는 엄중히 개선을 요청하고 법과 원칙에 근거한 품격 있는 지방정치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협치가 부족했다면 집행부와 의회 모두 반성하고 함께 개선하기 위해 마음을 열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답답한 마음을 호소하는 과정에서 시의회에 대해 일부 격한 표현이 있었던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 이승원 시 경제부시장과 유진수 정책수석, 한승희 정책보좌관 등 정무라인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정무라인 책임론’에 대해 과한 추궁이라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최 시장은 “정무라인 책임론이 대두된 데에 마음이 아프다. 숙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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