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리 인하와 친(親)가상자산 정책을 약속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선거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7만달러에 근접했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에 지난 8월 초 5만달러가 붕괴됐으나 이후 기관투자자가 매수에 나선 덕분이다. 다만 한국 시장에선 거래량이 크게 늘지 않아 국내에서 비트코인은 해외보다 싸게 팔렸다.
17일 가상자산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은 6만730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8월5일 한때 4만9577달러까지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35% 급등한 수준이다. 전날 오후 8시에는 6만8375달러를 기록하면서 7만달러를 위협했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은 글로벌 금리 인하로 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살아난 데다 미국을 ‘비트코인 수도’로 만들겠다고 천명한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약진한 영향 등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앞서 트럼프 후보는 비트코인을 국가비축물로 지정해 현재 보유량을 100% 유지하고, 가상자산 산업 전반에 걸쳐 규제 완화를 약속한 바 있다.
투자은행(IB) 번스타인의 가우탐 추가니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비트코인은 9만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유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10월까지 6만5000달러선을 지킨다면 전 고점인 7만3000달러 돌파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최근 미국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하루에 비트코인 8000개가량 매수했는데 이는 지난 7월21일 이후 최대 일일 매수량”이라며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기관투자자의 가상자산 투자가 막힌 국내에선 비트코인 수요는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외 비트코인 가격 차를 나타내는 김치프리미엄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0.7%를 기록했다. 바이낸스 등 글로벌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은 개당 6만7300달러(9200만원)로 거래됐지만,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는 9140만원에 팔렸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