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그림/ 박영택/ 마음산책/ 2만6000원
“여기 선정된 그림들은 철저하게 나 자신이 매혹된 회화작품들이다. 나는 그렇게 매료된 작품의 정체를 알고 싶어서, 회화가 무엇인지 엿보고 싶어서 그것을 글로 썼다.”
미술평론가인 저자가 서양미술사에서 당대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온 회화라고 판단한 51점을 담은 책이다. 미술의 본질로서 회화의 매력을 정립한다. 르네상스, 바로크와 로코코를 거쳐 사진 등장 이후 회화를 혁신한 인상주의, 입체파, 추상표현주의 등의 미술 사조가 이어진다. 각 시기를 대표하는 그림들을 역사순으로 따라가다 보면 회화의 변화 양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자는 1세기경 고대 로마에서 제작된 작가 미상의 프레스코 벽화를 제외하고 50명 작가의 대표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단 하나의 그림에 현미경을 들이댄다. 렘브란트(‘두 개의 원이 있는 자화상’), 드가(‘리허설’), 반 고흐(‘아를에서 그린 자화상’, 뭉크(‘붉은 집’), 피카소(‘여인의 흉상’), 앤디 워홀(‘레닌’) 등 국내에 널리 알려진 화가와 장 앙투안 바토(‘제르생의 간판’), 모리스 위트릴로(‘방리외 산누아 거리’), 막스 베크만(‘턱시도를 입은 자화상’) 등 비교적 생소한 화가의 작품이 나란히 실려 호기심을 자극한다. 키키 스미스, 게르하르트 리히터, 데이비드 호크니처럼 활발하게 활동 중인 생존 작가와 그림도 만날 수 있다. 그림을 감상할 때 단순히 구도와 색상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화가, 작품과 교감하려면 어떻게 해독해야 하는지도 엿볼 수 있다. “훌륭한 그림이란 말을 거는 그림이다. 화가가 그림을 통해 전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때 그 그림은 진정 살아 있는 그림이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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