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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군단 묶어놓은 日 밀집수비… 비극의 땅서 ‘기적’ 일궜다 [2022 카타르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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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24 18:15:00 수정 : 2022-11-30 15:3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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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조 예선 1차전 獨에 2-1 역전승

상대 파상공세 속 필드골 철벽방어
후반에 2골 몰아치며 승점 3 챙겨
과감한 전술 전환으로 대이변 연출
獨, 4년 전 韓에 충격패 이은 굴욕

카타르 도하는 일본 축구 최대 흑역사가 만들어졌던 장소다. 1993년 10월 열린 1994 미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사상 첫 본선 진출을 눈앞에 뒀던 일본이 이라크와 최종전에서 동점골을 허용한 것. 결국, 같은 시간 도하의 다른 경기장에서 북한을 꺾은 한국에 본선 티켓을 넘겨줬다. 한국 축구팬에게 이는 ‘도하의 기적’이라는 기분 좋은 행운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일본 축구팬에게는 ‘도하의 비극’으로 불린다.

 

환호하는 日 일본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3일 카타르 도하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E조 조별예선 1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아사노 다쿠마가 역전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도하=AP연합뉴스

일본이 이런 도하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전차 군단’ 독일을 잡아내는 대이변을 만들어냈다. 23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E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독일에 2-1로 역전승을 거둔 것. ‘도하의 비극’ 현장에서 불과 10여㎞밖에 떨어지지 않은 경기장에서 이번엔 기적을 연출해냈다.

 

전반 내내 독일의 파상 공세에 시달리면서도 필드골을 내주지 않은 것이 역전의 발판이 됐다. 전반 31분 독일 측면 수비수 다비트 라움(24·라이프치히)이 박스 안에서 일본 골키퍼 곤다 슈이치(33·시미즈)에 걸려 넘어져 얻어낸 페널티킥을 일카이 귄도안(32·맨체스터시티)이 성공시킨 것이 독일 득점의 전부. 전반에만 무려 13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벗어나거나 골키퍼 곤다와 수비의 선방에 막혔다. 월드컵 직전 부상으로 낙마한 티모 베르너(26·라이프치히) 대신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카이 하베르츠(23·첼시)가 일본 밀집 수비를 상대로 제 역할을 못한 것이 결정력 부재로 연결됐다. 전반 추가시간 4분 하베르츠의 골이 비디오판독(VAR) 끝에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취소되는 행운도 일본에 따라왔다.

 

23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독일과 일본의 경기. 독일 일카이 귄도안이 골 찬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흐름 속 독일 선수들이 조급해졌고, 이 틈을 일본이 파고들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과감하게 전환한 뒤 독일 측면을 집요하게 파고들기 시작한 일본은 후반 30분 끝내 성과를 만들어냈다. 미토마 가오루(25·브라이턴)의 침투 패스에 이은 미나미노 다쿠미(27·모나코)의 슛이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36·바이에른 뮌헨)에게 막히자 튀어나온 공을 도안 리쓰(24·프라이부르크)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달려들며 왼발로 마무리했다. 기세가 오른 일본은 후반 38분 역전골까지 뽑아냈다. 이타쿠라 고(25·묀헨글라드바흐)가 길게 띄워 올린 공을 받은 아사노 다쿠마(28·보훔)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을 돌파한 뒤 강한 오른발 슛으로 전세를 뒤집어 승리를 잡아냈다. 이로써 조별예선 1차전에서 승점 3을 따내며 16강 진출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독일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3차전에서 한국에 0-2로 충격패하며 탈락한 뒤 4년 만에 치른 월드컵 경기에서 또 아시아 팀에게 발목을 잡혔다.

 

23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독일과 일본의 경기에서 1-2로 역전패한 독일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이번 패배가 한국전과 닮은 점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통계전문사이트 옵타는 24일 “일본은 독일전에서 26.2%의 볼 점유율을 올렸다. 이는 역대 월드컵 사상 가장 낮은 볼 점유율 승리 2위 기록”이라면서 “1위 기록은 한국이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에서 찍은 26%”라고 설명했다. 두 경기 모두 독일이 전반을 일방적으로 주도했지만 득점에 실패한 뒤 후반 상대에게 두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슈팅 기록도 유사하다. 4년 전 독일과 한국의 슈팅수는 28개-12개, 이날 독일과 일본은 26개-12개다.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 탈락으로 ‘녹슨 전차’라 조롱받았던 독일이 4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공격진 결정력 부재라는 약점을 개선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 수치다.


도하=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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