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특별연합 파기·해체를 두고 경남도의회 도정질문에서 민주당 의원과 박완수 경남도지사 간 설전이 오갔다.

24일 경남도의회 등에 따르면 전날 열린 정례회 본회의장에서 부울경 특별연합 파기, 도의회 조례 제정 절차를 무시한 위원회 구성 등을 두고 유형준 더불어민주당(비례) 도의원이 박 지사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유 의원은 도정질문에서 “박 지사가 내년 1월1일 특별연합 공식사무를 막고자 급하게 꺼낸 카드가 행정통합이다. ‘박완수 성과 내기’라는 도민 우려가 있다”면서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속내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우려가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행정통합 추진은 사전에 논의되지 않은 사안으로 보인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특별연합 파기 근거가 된 경남연구원 연구용역 결과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박 지사는 “특별연합이든 행정통합이든 주민 뜻에 달렸다. 수도권에 대응하고자 도지사로서 행정통합이 맞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경남연구원 연구용역 결과가 뒤집혔다고 하는데 보고서 내용은 동일하다”고 응수했다.
유 의원은 이런 박 지사를 향해 독단적이고 권위적인 모습이 보인다며 다시 날을 세웠다.
박 지사가 격분하며 “도정질문을 정치적 공격으로 하지 않느냐. 유 의원은 자기한테 필요한 이야기만 한다”고 맞받았다.
그러자 김진부 의장이 중재에 나섰고, 본회의장 곳곳에서는 야유가 나왔다.
앞서 한상현 더불어민주당(비례) 의원도 도정질문에서 특별연합과 초광역경제동맹을 비교하면서 도의회의 권한이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부울경 단체장이 경제동맹을 맺는 과정에서 의회는 사라졌다”며 “대의기관 무시”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한 강연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실현불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동영상을 공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한 의원은 “특별연합 규약 폐지라는 꼼수를 가지고 제대로 된 공론화 과정 없이 밀어붙인다면 어떤 의회로 남을지, 이 순간이 역사의 한 페이지임을 꼭 기억해달라”고 호소하며 울먹거렸다.
박 지사는 한 의원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고 했고, 유 의원 도정질문에 언성을 높인 것에 대해서는 양해를 구했다.
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다음달 14일 특별연합 규약 폐지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도는 지난 7일 폐지안을 행정예고하고, 28일까지 의견수렴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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