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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입관식 마치자 ‘고소 말라’며 합의금 제안” SPC 사망 피해자 母 ‘분노’

입력 : 2022-10-25 14:23:00 수정 : 2022-10-25 16: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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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답례품’ 논란 이어 또 구설
SPC “슬픔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유족, 진상규명 위해 합의금 거절
지난 17일 오후 경기 평택시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평택 제빵공장 사망사고 희생자의 빈소 앞에 SPC그룹 회장의 근조 화환이 놓여져 있다. 평택=뉴스1

 

경기 평택의 제빵공장에서 끼임 사고로 숨진 20대 노동자 A씨의 장례식장에서 SPC가 유족에게 합의금을 제안한 사실이 드러났다.

 

24일 MBC 보도에 따르면 A(23)씨의 입관식을 마친 날 저녁 SPC 측 관계자들은 빈소를 찾아 유족들에게 합의금을 언급했다. 이들은 형사고소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구체적인 금액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족은 A씨 사고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해 합의금을 거절했고, 변호사를 선임해 고소하기로 결정했다.

 

A씨의 어머니는 “(SPC 측이) 합의하기 위해 일부러 장례식장에서 죽치고 앉아 있었던 것 같다”고 분노했다. 또 “입관식에서 마주한 딸은 상처투성이었다”면서 “기계에 안전장치만 있었어도 저는 딸을 잃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호소했다.

 

SPC 측은 유족과의 합의 시도와 관련해 “유가족들이 슬픔을 딛고 일어서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예우해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15일 SPC 계열사인 경기 평택시 SPL 제빵공장에서 소스 교반기 작업 도중 끼임 사고로 숨졌다.

 

SPC는 해당 사고 다음날 사고가 난 현장 인근에 흰 천을 둘러놓은 채 공장 라인을 재가동하는가 하면, 숨진 A씨의 장례식장에 파리파게뜨 빵 두 박스를 전달하는 등 비상식적인 대처로 공분을 일으켰다. 유족들은 당시 YTN에 “빵 공장에서 사고를 당해 죽었는데 답례품으로 주라고 빵을 갖고 온 게 말이 되냐”며 “인간적으로 이렇게 할 수 있는 거냐고 내가 막 화를 냈다”고 울분을 토했다.

 

A씨 어머니는 ‘빵 답례품’ 논란 이후 SPC 측의 사과가 있었냐는 질문에 “아니, 전혀 없었다”라고 했다.

강동석 SPL 대표이사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유족은 전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SPL 강동석 대표가 사과한 것을 두고도 진정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A씨 어머니는 “그냥 분노가 치밀어오른다. 잘못한 건 인정을 어쨌든 해야 할 것 아닌가. 책임을 질 사람은 처벌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감 당시 강 대표는 “이렇게 불행한 일이 발생하게 돼 대표로서 유가족분들은 물론 임직원, 고객,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 대처에 너무나 미흡함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다만 ‘회사가 무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질문에는 “그 부분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 답변이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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