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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암 사망률 1위 ‘난소암’…효과적인 예방법 아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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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26 11:28:09 수정 : 2022-09-26 11:2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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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력‧유전적 변이 있거나 임신‧출산 경험 없으면 고위험군
초기 증상無, 진행돼도 경미한 증상…3기 생존률 30%로 낮아
주기적 검사로 조기발견…고위험군, BRCA 변이 검사로 예방
게티이미지뱅크

 

난소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인 ‘난소암’. 이 암은 췌장암과 함께 ‘침묵의 암’으로 불릴 만큼 초기 증상이 없고 한번 발생하면 사망률이 47%로 높다. 

 

국가 암 등록 자료에 따르면 난소암은 매년 2500명가량이 진단되며 10만 명당 발생률이 6.5명 정도로 발병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2018년 한 해 난소암으로 사망한 여성이 1200명이 넘을 정도로 심각한 질환으로 꼽힌다. 

 

난소암 발병률은 최근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고, 보통 50~70세에 호발하는 암이지만, 최근 30대 발병률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난소암의 발생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난소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여러 인자들은 알려져 있다. 

 

먼저 ‘가족력’으로, 부모 또는 가까운 친척이 난소암에 진단된 경우, 난소암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 또 ‘본인의 병력’이다. BRCA1/2나 린치 증후군과 같은 유전적 변이를 가지는 경우 또는 난소암, 자궁암 또는 대장암 등 과거 병력이 있는 경우이다. 이전 자궁내막증 병력도 난소암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출산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경우나 임신이 잘 안 되는 경우도 난소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며, 기타 식습관이나 비만도 관련이 있다. 또 10년 이상 프로게스테론 없이 에스트로겐을 복용한 경우도 난소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젊은 여성에서 비교적 난소암 발생이 증가하는 원인이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임신 또는 출산을 하는 여성이 줄고 있다는 점과 고지방‧고칼로리 식품을 섭취하는 식습관, 비만 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여기에 난소암은 임신 또는 출산을 하지 않아 지속적으로 배란을 하는 경우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조현웅 교수는 “난소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 초기에 진단된 환자들은 대부분 산부인과 정기 검진에서 우연히 병변이 발견되는 경우”라며 “난소암은 상당히 진행돼도 증상이 경미하다. 복통‧복부팽창‧질출혈‧위장장애‧소화장애 등이 주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난소암은 1기에 진단되면 5년 생존율이 약 90% 이지만, 3기의 경우 30% 정도로 매우 낮으므로 초기에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난소암은 전통적으로 예후가 나쁘고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암이기 때문에 일단 의심되면 산부인과 부인종양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난소암의 기본적인 치료는 병기에 상관없이 개복수술을 통해 가능한 모든 종양을 제거한 후 항암치료를 하는 것이다. 다만 초기의 경우 항암치료를 하지 않거나, 환자가 미혼이거나 임신이 필요한 경우 한쪽 난소만 제거하고 경과 관찰을 하는 경우도 있다. 또 초기이거나 병변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지 않으면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수술도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난소암은 수술을 통해 종양을 완전히 절제하는 것이 환자의 좋은 예후와 관련이 깊다. 하지만 난소암은 복강 내에 광범위하게 종양이 퍼지기 때문에 종양이 위‧소장‧대장‧횡격막‧간‧비장까지 침범하는 경우가 있어 완전히 절제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수술 전 다학제 진료를 통해 종양을 완전 절제할 수 있는 수술 계획을 미리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 수술 후 항암치료나 재발했을 때 수술 또는 항암치료 등 치료 계획 수립에 다학제 진료가 매우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조 교수는 “최근 난소암에서 유전체 검사가 중요해지면서 환자의 임상정보, 조직검사 병리 정보, 유전체 검사 정보를 가지고 종양내과 전문의, 산부인과 부인종양 전문의, 병리과 의사 등이 모여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법을 제공하는 분자 종양 다학제가 활성화되고 있다”라며 “따라서 이런 다학제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서 종합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 난소암 재발 시 종양의 완전히 절제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수술을 시행하고 항암치료를 하는 것이 수술 없이 항암치료하는 것보다 생존율이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또 수술 시 재발한 종양 조직을 통해 항암제 내성, 유전자 변이에 대한 검사를 시행할 수 있어 향후 항암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난소암이 재발됐을 경우에도 포기하지 말고 다학제 진료를 통해 적극적으로 수술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최근 난소암과 관련된 새로운 표적치료제와 치료법의 등장으로 난소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난소암 환자의 약 50% 정도는 DNA 복구 기능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가 관찰되는 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BRCA 1/2 변이로 난소암의 15-20% 정도 보고된다. 이런 변이가 있는 난소암의 경우 표적치료제(PARP 저해제)에 큰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 BRCA 변이가 있는 난소암 환자에서 수술 및 1차 항암치료 후 표적치료제로 유지치료를 했을 때 무병 생존기간을 40개월 넘게 연장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조 교수는 “아쉽게도 난소암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아직까지 없다”라며 “자궁과 난소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골반 초음파 검사와 혈액 검사(CA-125)를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난소암을 좀 더 조기에 진단하는 데는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5년 이상 경구 피임약 복용, 난소 절제술 또는 자궁적출술을 받은 경우, 출산, 모유수유 등이 난소암의 위험성을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하지만 모든 여성에게 권고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난소암 발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여성에서는 난소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BRCA 변이가 있는 경우 DNA 복구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유방암, 난소암 등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므로 난소와 난관을 절제하면 암 발병을 예방할 수 있다. 

 

BRCA 검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와 본인이 난소암 또는 BRCA 변이 위험이 높은 유방암을 진단받은 경우다. 부모가 BRCA 변이를 가지고 있는 경우 자녀에게 변이가 유전될 확률은 50%이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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