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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경제 '빨간불'…9월 1∼20일 무역수지, 41억 달러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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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21 16:00:00 수정 : 2022-09-21 15: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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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 6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 우려
경기 침체로 수출 증가폭은 ↓
에너지 단가 상승 수입 증가폭은 ↑

우리나라의 무역수지가 적자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수출 증가폭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석유 등 에너지 관련 제품의 수입단가 상승으로 수입액이 대폭 증가한 탓이다. 무역수지가 장기간 올해 무역적자가 281억7000만달러로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무역수지 적자는 국내증시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하락시켜 외국인 자본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9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수출은 330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7% 감소한 반면 수입은 371억달러로 6.1%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41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1일 부산 남구 부산항 용당부두에 컨테이너로 가득 쌓여있다. 뉴스1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적자행진을 벌여 2007년 12월∼2008년 4월 이후 14년여 만에 처음으로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지금 추세라면 연속 적자 기록이 6개월로 늘어날 전망이다. 6개월 이상 연속 적자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5년여간 없었다.

 

당분간 무역수지 적자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이달 초 ‘최근 무역수지 적자 원인·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국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수출 둔화와 수입 증가에 따라 당분간 무역수지 적자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무역수지 및 환율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 연간 무역적자 규모는 281억7000만달러로, 원·달러 환율 최고가는 1422.7원으로 전망됐다고 밝혔다. 이 조사는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을 대상으로 지난 6∼15일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연간 무역적자 예상 규모는 1956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206억달러 적자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133억달러 적자를 웃도는 수치다.

 

국내 수출산업의 최대 위협요인에 대해 응답자의 60.0%가 ‘글로벌 경기부진’을 꼽았고,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공급망 애로’(26.7%)와 ‘원자재가격 상승’(13.3%) 등이 뒤를 이었다.

21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최근 고공행진을 하는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 응답자들은 향후 최고가를 평균 1422.7원으로 예상했다. 고환율 지속 시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말에는 응답자 66.7%가 ‘원자재가격 상승 등 환율로 인한 비용부담’을 꼽았다.

 

현재 상황에서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경제 대책에 대해서는 ‘환율안정 등 금융시장 불안 차단’(28.9%), ‘규제완화, 세제지원 등 기업환경 개선’(17.8%), ‘원자재 수급 및 물류애로 해소’(17.8%) 순으로 응답자가 많았다.

 

이날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무역수지가 외국인 주식 매매 형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면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확률은 흑자일 때와 비교해 28.3% 상승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따라서 무역수지 적자행진이 국내증시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하락시켜 외국인 자본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9년 8월∼2022년 8월) 무역수지와 환율 간 추이를 살펴본 결과 무역수지가 감소할수록 원화가치는 절하됐다. 특히 지난해 8월 무역수지는 15억8000만달러 흑자에서 올해 8월 94억9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는데,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161.1원에서 1320.4원으로 159.3원 급등했다.

 

한경연은 무역수지 감소로 원화가치가 하락할 경우 환차손 우려로 한국 증시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져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도 압력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2004년 1월부터 2022년 7월까지의 통계청 월간 자료를 실증 분석한 결과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면 다음 달에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순매도할 확률이 무역수지 흑자일 때보다 평균 28.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이 이 분석모형을 사용해 이달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확률을 예측한 결과 75.6%에 달했다.

 

최근 무역수지 악화의 주된 원인은 높은 국제원자재 가격 영향으로 인해 수입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반면, 수출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큰 폭으로 둔화한 데 있다. 실제로 지난달 수출·수입 증가율 격차는 21.6%포인트를 기록해 지난 1년간(2021년 8월∼2022년 8월)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경연은 무역수지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제원자재 가격변동의 영향을 완화하는 한편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지적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 만큼, 무역수지를 관리하는 것은 실물경제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시장 안정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정부는 해외자원개발, 물류애로 해소 등 공급망 안정에 노력하는 한편, 무역금융 확대, 연구개발(R&D) 세제지원 강화, 규제 개선, 신성장동력 확보 지원 등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한 모든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때”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날 서울청사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부처, 주요 업종별 협회·단체, 유관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수출입 동향 점검회의를 열고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해 예비비 12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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