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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한마디에 수사결과 바뀌었다”…‘월북’ 판단 번복에 해경 내부서 ‘반발’ 목소리

입력 : 2022-06-20 16:59:09 수정 : 2022-06-21 10: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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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에 휘둘리는 해경…조직에 충성심 없어져” 비판↑
박상춘 인천해양경찰서장이 지난 16일 오후 연수구 소재 경찰서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을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인천=뉴스1

 

해양경찰청과 국방부가 2년 전 서해에서 북한군 총격으로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에 대해 ‘월북 추정’이라는 수사 결과를 번복한 데 대해 조직 내에서 비판 여론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해경 등에 따르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의 해경 게시판에 지휘부를 비판하는 글이 다수 게재됐다. 이 게시판에서는 해경의 메일 주소를 인증한 이만 글을 작성할 수 있다.

 

해경이 2년 전 국방부 자료에만 의존해 이씨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성급하게 발표하고, 이후 정권이 바뀌자 어떤 근거도 없이 수사 결과를 뒤집었다는 내용이 비판의 골자였다.

 

특히 세월호 사고 당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조직이 해체되는 경험을 했는데, 해경 지휘부가 정권 성향에 따라 휘둘린다는 지적도 나왔다.

 

게시판에는 “해경은 세월호 사건 때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때도 자체 수사 판단보다 정부의 판단에 따라 앵무새처럼 답을 읊어대는 한심한 조직”이라며 “대통령 말 한마디에 수사 결과가 바뀌는 게 정상적인 조직인가”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어 “수사 결과를 손바닥 뒤집듯 쉽게 번복할 거라면 수사권이 무슨 필요가 있나”라고 비꼬기도 했다.

 

한 해경 직원은 “이번 번복으로 우리의 무능력을 우리 입으로 동네방네 소문낸 셈이 됐다”며 “조직에 충성심이 없어진다”고 적었다.

 

다른 직원은 “2014년에 (해경이) 해체될 때 억울했는데, 지금은 해체된다 해도 그러려니 할 듯”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무능한 지휘 탓에 조직이 흔들린다”, “(자진 월북) 발표는 본청이 하고, 사과는 일선서(인천해양경찰서) 하는 게 맞나”, “지휘부는 본인 영달이나 진급이 아닌 조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등 지휘부를 겨냥한 글들로 게시판이 도배된 상황이다.

 

앞서 이씨는 2020년 9월21일 서해상에서 어업 지도선인 ‘무궁화 10호’를 타고 임무를 수행하다 실종됐었다. 다음날 오후 3시30분쯤 북한 장산곶 해역에서 발견됐으며 같은날 9시40분쯤 북한군 총격으로 숨졌다.

 

해경은 이씨가 숨진 뒤 2개월여 동안 세차례 브리핑을 열어 자진 월북했다고 발표했다. ▲실종 당시 신발(슬리퍼)이 선상에 남겨진 점 ▲구명조끼를 착용한 점 ▲과도한 채무에 시달려 왔던 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점 등이 근거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건 1년9개월이 흐른 뒤 수사 결과를 뒤집었다.

 

인천해양경찰서는 지난 16일 “이씨의 자진 월북 의도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했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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