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관계자 “판매 집, 평균 가격에 내놓아”

‘3주택자’인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시세보다 낮춰 집을 내놨지만 1년 넘게 안 팔린다”고 해명했으나 실제로는 윗집보다도 비싸게 내놓은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해당 아파트에서는 장 차관이 집을 내놓은 시점 이후에도 거래가 이어졌고, 장 차관보다 싸게 내놓은 집도 있어 집을 팔려는 생각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2022년 정기재산변동신고’에 따르면 장 차관은 배우자와 공동 명의인 경기 파주 아파트(7억1600만원)와 본인 명의인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아파트(5억5500만원), 배우자 명의인 일산 아파트(3억1000만원)를 신고한 3주택자다. 장 차관은 전날 취임했으며, 현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공석이라 대행 중이다.
장 차관은 국무총리실에 근무할 때부터 3주택자라는 지적을 받았다. 3월 재산공개에서도 논란이 되자 “거주 중인 파주 아파트는 지난해 3월 매물로 내놨다. 시세보다 낮춰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거래가 성사되지 않고 있다”며 “신속하게 정리한 뒤 비어 있는 일산 아파트에 입주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세보다 싸게 내놨다”는 해명과 달리 장 차관의 집은 윗집보다도 비싼 가격에 매물로 나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 차관은 파주 A아파트 45평형 18층에 거주 중인데, 이날 기준 포털사이트에 등록된 매매가격은 6억2000만원이다. 바로 위층 같은 평수는 6억1000만원에 나와 있다. A아파트에서는 장 차관 집과 같은 평수(240가구) 중 현재 15가구가 매물로 등록돼 있는데 중·고층 매물은 대부분 6억2000만∼6억3000만원 선이다. 해당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장 차관 집은) 딱 평균 가격에 내놓은 것이다. 매매가 급한 사람이 같은 평수에 더 싸게 내놓은 집도 있다”며 “팔려는 의지 때문에 금액 차이가 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A아파트는 매매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곳은 아니다. 2020년 7월8일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가 ”고위공직자는 집을 한 채만 남기고 모두 팔라”고 지시한 후 현재까지 해당 아파트 같은 평수에서 12건의 매매가 진행됐다. 장 차관이 집을 내놓았다고 한 지난해 3월 이후에도 5억8000만∼6억2000만원에 3건이 거래됐다. 가장 최근 이뤄진 매매는 올해 1월(6층 5억8000만원)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한때 3호선이 들어온다는 소문이 있어서 집값이 좀 올랐다가 요즘은 떨어진 상태”라면서 “거래가 활발하진 않지만 아예 없는 곳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 차관은 “포털사이트에는 6억2000만원으로 등록됐지만 부동산에는 6억원으로 이야기했다. 윗집은 6억3000만원으로 내놨다가 우리 가격을 보고 내린 것으로 안다”며 “지난해 대출 규제가 강화된 후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 빠른 시일 내에 정리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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