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만찬 회동을 갖고 중앙선대본부 합류 조건으로 ‘처가 비리 엄단’을 내걸었다.
두 사람은 이날 서울 강남 대치동의 한 음식점에서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 지난달 2일 함승희 전 의원 주선으로 만찬 회동을 한 지 48일 만이다.
이번 회동은 윤 후보 측이 홍 의원의 중앙선대본부 합류와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자리로 알려졌다.
만찬 후 홍 의원은 자신이 만든 청년 소통 플랫폼인 ‘청년의꿈’에 글을 올려 자신이 윤 후보에게 제시한 선대본 참여 조건을 공개했다.
홍 의원은 “저녁 2시간 반 동안 윤 후보와 만찬을 하면서 2가지 요청을 했다”면서 “첫째 국정운영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를 취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줬으면 좋겠다는 것”, “둘째 처갓집 비리는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두 가지만 해소되면 중앙선대본부 상임고문으로 선거팀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같은 날 한 누리꾼이 ‘청문홍답’(청년이 묻고 홍준표가 답하다) 코너에 ‘(윤 후보와의) 만찬 때 제대로 먹기는 하셨는지’라고 묻자, 홍 의원은 “윤 후보가 워낙 먹성이 좋아서”라고 농담 섞인 답변을 내놓았다.
윤 후보 선대본에 ‘건진 법사’로 알려진 무속인이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질문에 홍 의원은 “건진 도사를 추천한 사람이 있다더라”며 윤 후보를 감쌌다.
이날 ‘청년의 꿈’에는 ‘윤 후보의 선대본부에 합류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누리꾼의 목소리가 빗발치기도 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그래도 양아치보다 낫기 때문”이라고 의미심장하게 답했다. 홍 의원은 그간 이 후보를 수차례 ‘양아치’라고 비판해온 바 있다.
한편, 홍 의원이 윤 후보와의 회동에서 선대본부 합류 조건으로 오는 3월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특정인사 공천권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20일 나왔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지금은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당의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이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본부장이 이날 ‘특정 인사’를 지목하진 않았지만, 당 안팎에서 최다선(5선)인 홍준표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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