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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거부' 조코비치 vs '입국 거부' 호주…쟁점과 전망은

입력 : 2022-01-07 09:39:52 수정 : 2022-01-07 1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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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호주오픈 개막 앞두고 법원 판결에 주목
노바크 조코비치. 사진=AP통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그의 입국을 거부하는 호주의 힘겨루기가 2022년 새해 벽두부터 세계 스포츠계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조코비치는 17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하는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출전을 위해 5일 밤 호주 멜버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는 입국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공항에서 8시간 정도 대기했고, 결국 비자 발급이 거부돼 추방당할 위기에 놓였다.

조코비치는 현재 호주 멜버른의 격리 호텔에 머물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조코비치의 입국이 거부된 것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 때문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 공항 입국장에서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의 한 팬이 세르비아 국기를 들고 있다. 호주 출입국 관리소는 입국 요건을 갖추지 못한 조코비치에게 입국 비자를 발급하지 않기로 해 조코비치는 억류 후 호주를 떠나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조코비치의 호주오픈 출전은 어려워졌다. 멜버른=AP뉴시스

호주 입국을 위해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의무 사항인데 조코비치는 백신을 맞지 않은 상태다.

 

다만 그는 호주 입국 전에 호주오픈이 열리는 빅토리아주 정부와 대회 조직위원회로부터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입국 과정에서 이를 입증할 관련 서류를 제출했지만 연방 정부가 관리하는 호주 출입국 관리소에서 이 서류가 미비하다고 판단해 비자가 취소됐다.

백신 접종 면제를 받으려면 최근 6개월 사이에 코로나19 확진 후 회복했거나, 백신 접종에 따른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의사의 확인 등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조코비치가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을 때부터 '조코비치에 대한 특혜'라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6일(현지시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의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자국 출신 테니스 스타 노바크 조코비치의 입국을 거부하며 그를 호텔에 격리한 호주 당국을 상대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베오그라드=AFP연합뉴스

그러나 호주오픈 대회 조직위원회는 "26명의 대회 관계자가 접종 면제 허가를 신청했고, 75∼80% 정도가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밝혀 이 조치가 조코비치에게만 준 특혜라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 호주오픈에는 선수는 물론 팬과 관계자 모두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만 대회장에 입장할 수 있다.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의 경우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조코비치가 이 과정에서 어떤 이유로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았는지 또는 무슨 이유로 접종 면제 허가를 받고도 입국이 거부됐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일부에서 '조코비치가 최근 6개월 사이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그 이유로 접종 면제 허가를 요청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정도다.

조코비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는 2020년 6월 한 차례 공개된 바 있고, 이후로는 없었다.

사진=AP연합뉴스

그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4월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반대한다"며 "만일 의무적으로 맞아야 하는 상황이 오면 그때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호주오픈의 경우 출전 선수 전원을 호주 입국 후 2주 격리 조치했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의무가 아니었다.

테니스 메이저 대회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의무화된 것은 올해 호주오픈이 처음이다.

특히 호주는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국경 폐쇄를 엄격히 시행했고, 빅토리아주의 경우 현재 12세 이상 주민 90% 정도가 백신 접종을 마치는 등 코로나19 대응이 철저한 나라다.

라파엘 나달(스페인)도 6일 인터뷰에서 "호주 사람들이 그동안 국경을 폐쇄하며 힘든 시기를 보냈기 때문에 그들이 '호주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한다면 우리는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다.

조코비치의 호주 입국 거부를 두고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규정은 규정"이라며 특혜는 없다고 주장했고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멈춰달라"고 말하는 등 국제적인 이슈가 됐다.

조코비치가 법적 대응에 나선 가운데 17일 호주오픈 개막 전에는 어떤 형태로든 조코비치 입국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 시드니대 메리 크로크 교수는 호주 매체와 인터뷰에서 "현재 조코비치의 주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지 않고, 만일 조코비치가 추방될 경우 앞으로 3년간 호주 입국이 계속 거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코비치는 자신의 20회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 가운데 9번을 호주오픈에서 달성, 이 대회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며 애착을 보였으나 이번 사태로 인해 자칫하면 호주오픈에 앞으로 다시 출전하기 어려워질 위기에 놓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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