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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델 만난 이재명 “능력주의가 불평등 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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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2-21 19:00:00 수정 : 2021-12-21 18:5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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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 주제로 화상 대담

샌델 “기득권, 공정하다 착각해”
‘SKY캐슬’·‘오징어 게임’도 언급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공정과 정의’를 주제로 화상대담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1일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인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공정’을 주제로 화상 대담을 진행했다. 둘은 능력주의 비판에 대해 공감대를 이루며 SKY캐슬·오징어 게임 등 경쟁 세태를 풍자한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도 주고받았다.

이 후보는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샌델 교수와 화상대담을 진행하며 “샌델 교수가 (대학입학) 추첨제도가 더 공정하지 않을까 했는데 공감하는 바가 많다”고 했다. 사회 기반이 잘 닦인 지역에서 자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 자란 사람이 동등한 자격으로 시험을 치는 것이 과연 공정하냐는 문제의식에서다. 이는 샌델 교수가 “학벌이 좋은 엘리트 계층은 비엘리트 계층에 ‘내가 노력해서 입학했고, 성공했다’고 말한다”고 지적한 데 대한 공감에서 나왔다.

샌델 교수는 한국인이 우리나라를 불공정 사회로 본다는 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기득권 계층은 성공이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믿고 자만한다. 제가 ‘공정하다는 착각’이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저성장 탓에 기회가 부족해졌고, 청년세대에서 능력주의가 공정 잣대로 작용하게 됐다고 짚었다. 이 후보는 “기성세대는 많은 기회 속에서 정의에 대한 공감도가 높았지만, 지금은 경쟁이 전쟁이 되고 친구는 적이 됐다”며 “청년세대는 소수나 약자를 왜 배려하느냐는 생각까지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둘의 대화는 ‘SKY캐슬’과 ‘오징어 게임’까지 이어졌다. SKY캐슬은 한국의 입시 세태를 풍자한 드라마다. 오징어 게임은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들의 비참한 모습을 담았다. 이 후보는 “능력주의가 극단적으로 발현되는 것이 학력주의”라며 “ ‘능력 있다고 평가되는 것 자체가 이미 불평등이 내재한 것’이라는 샌델 교수의 문제 제기는 매우 적합한 지적”이라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에 대해서는 “내가 살려면 누군가 죽어야 한다는 것이 전 세계적인 공감을 일으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노동자 권리 보호와 누진세 도입 등 뉴딜정책을 능력주의와 맞선 사례로 거론했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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