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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담론 없이 쥴리·도박 등 공방만… 네거티브전 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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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2-16 19:10:00 수정 : 2021-12-16 20: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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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리스크’에 요동치는 대선

경선 땐 코로나 대책 등 의제 삼아
지지율 격차 줄자 가족검증 총력전

여권 유인태 “사생활 제기 땐 역풍”
野 금태섭 “천박한 공방에 국민 염증”
전문가 “지금이라도 정책선거 펼쳐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대선이 후보의 아내와 아들 리스크에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모두 ‘가족 리스크’를 안게 되면서 80여일 남은 대선이 ‘네거티브전’으로 변질하고 있다. 정책과 의제, 담론이 실종되고 양쪽 모두 검증에만 열을 올리면서 ‘네거티브 전면전’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역대 대선에서는 시대를 관통하는 의제나 담론이 선거를 주도했다. 17대 대선에서는 ‘경제성장’, 18대 대선에서는 ‘경제민주화’, 19대 대선에서는 ‘통합’과 ‘정의’ 등이 키워드로 꼽혔다. 이번 대선에서도 당내 경선까지는 ‘포스트 코로나’, ‘기본소득’, ‘부동산 개혁’ 등 의제 중심으로 가는 듯했다. 여야 모두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논하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강구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선거일이 다가오고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자 가족 검증과 흑색 선전 모드로 다시 돌아섰다. 양 진영 모두 최악의 대선판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후보 아내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논란이 불거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씨 비판에 총력전을 벌였다. 특히 선봉에는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섰다. 추 전 장관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김씨가 ‘쥴리’라는 예명으로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루머를 언급하며 “쥴리라고 하면 안 되는 이유가 나왔다. (‘주얼리’이기 때문이었나?)”라는 글을 썼다. 다음날인 9일에는 “건진요, 건희씨에게 진실을 요구한다”며 김씨의 주가조작, 논문표절 등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이날 아들이 ‘불법 도박’을 즐긴 사실이 드러나 수세에 몰린 이 후보는 직접 사과했지만, 민주당과 여권은 되레 김씨 관련 논란을 더 키우는 데 집중했다.

반대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후보 아들 논란이 터지자마자 SNS에 기다렸다는 듯 이 후보 비난 게시글을 올렸다. 과거 이 후보가 도박에 대해 “나라 망할 징조”라고 비판한 발언의 캡처를 공유하면서 공세를 폈다. 또, 조국 전 법무장관의 “아버지에게 배운 대로 한다”는 트위터 글을 따서 올리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 후 아들의 도박 의혹과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네거티브가 과열되자 각 진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CBS라디오에 나와 “(쥴리 의혹 제기 등과 관련해) 선거대책위원회 차원에서 사생활 문제를 제기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금태섭 전략기획실장은 페이스북에 “상대 후보에 대해서 당사자가 관여하지 않은 가족 구성원의 개인 문제를 소재로 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들이 정치에 염증을 내는 데는 정치권이 정작 중요한 과제를 외면하고 상대방 가족의 개인사 같은 문제를 놓고 천박한 공방을 벌이는 것도 큰 몫을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 지금이라도 포지티브 중심의 정책 선거를 펼쳐야 한다고 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통화에서 “정책과 거대 담론이 실종된 선거여서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표를 얻으려고 상대방을 곤혹스럽게 빠뜨리려는 네거티브에만 골몰하는 구조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이라도 대선 후보들과 선대위는 굵직한 쟁점을 개발해서 토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영일 공공소통전략연구소 대표는 “이슈를 이슈로만 덮으려 할 뿐 생산성이 없는 대선이어서 여야 모두 반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형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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