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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늘고 분배 개선됐다지만… 근로·사업소득 증가는 미미

입력 : 2021-11-18 23:00:00 수정 : 2021-11-18 21: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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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하위 20% 소득 21.5% 늘어
상위 20% 5.7% 증가 그쳐
소득격차도 5.34배로 줄어
추석전 지급 국민지원금 덕

지원금 등 공적이전 제외
시장소득 기준땐 11.93배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3/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대 최대폭 소득 증대와 분배 지표 개선.’ 18일 발표된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대한 정부의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 가지 정책효과가 이상적으로 결합된 성과”라며 “이런 성과가 4분기를 넘어 지속되고, 국민 삶의 향상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썼다.

하지만 국민의 체감도 과연 그럴까. 사실상 3분기 소득 증대는 근로·사업소득이 늘어났다기보다 정부로부터 받은 재난지원금의 역할이 컸다. 추석 전 지급된 ‘1인당 25만원’이 전체 가구 소득을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여기에 상위 12%는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자연스레 분배지표도 개선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결국 정부 지원 없이는 소득 증가 동력도 사라지는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분위별로 소득을 살펴보면 1분위에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1분위(하위 20%) 소득은 114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1.5%나 증가했다. 2분위는 12%(264만7000원), 3분위 8.6%(401만8000원), 4분위 7.6%(579만2000원), 5분위 5.7%(1003만7000원) 늘어 소득이 높은 가구일수록 증가율은 낮았다.

1분위의 소득이 크게 늘면서 분배 상황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3분기 중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34배로 1년 전 5.92배보다 크게 낮아졌다.

3분기 5분위 배율은 가계동향조사 방식이 개편된 2019년 이후 3분기 기준으로는 가장 낮고, 전체 분기를 모두 보면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낮다. 통계 개편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2006년 통계 작성 후 3분기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을 가구원 수로 나눈 후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의 몇 배인지를 보는 지표다. 즉 상위·하위 20% 간 분배 상황이 2019년 통계 개편 후 2020년 2분기를 제외하면 가장 좋았다는 의미다.

 

지원금 등 공적이전을 제외한 시장소득으로만 산출한 5분위 배율은 11.93배였다.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 5.34배와 비교하면 공적이전이 6.59배 포인트가량의 분배 개선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분배 개선은 경기회복보다는 추석 직전 국민 88%에 지급한 1인당 25만원의 국민지원금에 기대고 있다. 1분위가 다른 분위에 비해 소득증가율이 높은 것도 기존 소득이 적을수록 25만원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분기 소득 증대는 결국 국가가 돈을 풀어 태엽을 감은 힘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며 “태엽은 언젠가 멈추기 마련이고, 이럴 경우 지속가능한 효과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난지원금 지급은 지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1분위 처분가능소득은 91만원으로 1년 전보다 17.7% 증가했다. 5분위는 774만8000원으로 같은 기간 3.8% 늘었다. 소득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17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6.6% 늘었고, 5분위 가구는 같은 기간 436만1000원으로 4.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긴 1분위가 지출도 더 여유 있게 한 셈이다.

소비지출 비중으로 보면 소득 1분위 가구는 식료품·비주류 음료(23.7%), 주거·수도·광열(16.3%), 보건(13.1%) 등 순이었다. 소득 5분위 가구는 식료품·비주류 음료(14.2%), 음식·숙박(13.7%), 교통(13.2%) 순으로 지출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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