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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모질게 해서 죄송” 이재명, 文 대통령과 차담… 野 “이거 부각하려 국감 파행?”

입력 : 2021-10-26 22:00:00 수정 : 2021-10-26 17: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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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 “지난 대선 때 제가 좀 모질게 했던 부분 사과드린다”
문 대통령 “1위 후보가 되니까 아시겠죠, 그 심정 아시겠죠?”
국민의힘 “여론 무시하는 대통령과 온갖 불법 의혹투성이 여당 후보 옹호하기 위해 민주당이 국정감사 보이콧”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청와대에서 만난 가운데, 야당은 두 사람의 회동을 부각하기 위해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무리한 국정감사 파행을 기획한 게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의 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47분부터 11시57분까지 50분간 청와대 상춘재에서 차담(茶談)을 가졌다. 이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16일 만이다.

 

현직 대통령과 여당 대선후보 면담은 세 번째다. 지난 2012년 박근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가 선출된 지 13일 만에 이명박 대통령과 회동한 바 있다. 그보다 앞서 2002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지 이틀 만에 김대중 대통령과 면담한 바 있다.

 

이날 이 후보는 문 대통령에게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 어제 대통령 시정연설을 잘 들었고, 내용도 꼼꼼히 살펴봤는데 제 생각과 너무 똑같으시더라. 그래서 거의 대부분 공감했다”고 문 대통령에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도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 후보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문 대통령에게 “민주당의 가치는 민생, 개혁, 평화의 가치인데, 대통령께서 잘 수행하셨다”면서 “도지사도 문재인 정부의 일원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끝까지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끝까지 잘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비공개 환담에서 이 후보는 문 대통령에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지난 2017년 민주당 19대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 ‘친문재인계’와 거리가 멀어진 바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지난 대선 때 제가 좀 모질게 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이제 1위 후보가 되니까 아시겠죠, 그 심정 아시겠죠?”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이 후보는 “제가 루즈벨트 대통령을 가장 존경하는데,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루즈벨트를 존경한다고 알고 있다. 거기서 아마 공통분모가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시대가 계속 바뀌는, 변화 속도가 빠른 시대기 때문에 정책도 변화해야 한다”고 언급하자, 이 후보는 “가끔 제가 놀라는 건데, 대통령과 제 생각이 너무 일치해 놀랄 때가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또 40%를 오르내리는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관해서도 “우리의 민주정치 사회에 유례없이 높은 지지율, 전례 없는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놀랍다”고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위기와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대응으로 다음 정부가 지는 짐이 클 것 같다”고 하자, 이 후보는 “그 짐을 제가 질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농담처럼 답하기도 했다.

 

이 수석은 문 대통령과 이 후보가 ‘기후변화 위기’나 ‘경제정책’ 등 관해 의견을 주고받긴 했지만, 선거 정국 등 민감한 이슈에 관해선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 관련해선 “대장동의 ‘대(大)’ 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26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환담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서울=연합뉴스

 

한편,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는 대통령과 온갖 불법 의혹투성이인 여당 후보를 옹호하기 위해 민주당이 국정감사를 보이콧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라며 여당에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운영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대통령 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를 대상으로 하는 국정감사를 진행했지만 여야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놓고 정면충돌하면서 개시 25분 만에 파행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이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는 문구가 적힌 마스크와 근조 리본을 착용한 데 불쾌감을 드러내며 거세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견제적 기능에 대해서 여당이 보기 싫다는 속 좁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유감”이라며 “이러니 ‘내로남불’ 정당이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국정감사가 중단되자 전원 퇴장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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